원-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2주 동안 30원 넘게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가 이전보다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투자자도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로 돌아선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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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3원 오른 달러당 1206.70원으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원-달러 환율이 주요 국가들의 통화완화정책 공조에 힘입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원-달러 환율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37.40원에 이른다.
원-달러 환율은 2월25일 달러당 1238.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1240원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3월 들어 일평균 10원 이상씩 떨어졌다. 급기야 7일에 달러당 1201.40원으로 주저앉았다. 8일에는 전날보다 5.3원 오른 달러당 1206.7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위안화 가치를 소폭 절상하고 지급준비율도 인하하자 위안화와 더불어 원화도 강세로 돌아섰다”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돌아온 점도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한동안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3월에 줄줄이 열리는 주요 정책회의에서 완화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5일 시작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재정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경기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최대 2~3개월 동안 원화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욱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예상도 만만찮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제지표 개선이 뚜렷하지 않고 지정학적인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글로벌 교역 부진과 위안화 약세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의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 올해 1~2월 동안 10% 이상의 수출 감소폭을 기록했다. 소비, 생산, 투자지표도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3월이나 4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미국과 금리 차이를 더욱 벌리게 된다. 이 경우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해 미국 쪽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화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