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핀테크 등 디지털금융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과 금융당국 차원에서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내고 디지털혁신에 따른 금융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점검한 뒤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오픈뱅킹, 핀테크, 가상화폐 등 신기술 기반 금융서비스 도입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에서 디지털금융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한국은행은 “핀테크와 IT기업 등 비금융업체가 금융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며 금융산업 구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바라봤다.
디지털 금융서비스는 금융서비스 기능별 분리화 및 플랫폼화, 탈중앙화 및 탈중개화, 네트워크효과 기반의 높은 확산성, 편리성 및 접근성을 장점으로 앞세워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의 플랫폼화와 탈중앙화가 결국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 은행권에서 점유하고 있던 송금서비스, 대출 등을 핀테크기업에서 영위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금융서비스가 금융기관 및 기존 금융인프라와 벗어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가상화폐의 도입으로 화폐 중개기능이 금융기관을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가상화폐가 실제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개방적 모습을 보이고 있어 디지털금융 중심의 전환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핀테크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플랫폼 강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한국은행은 금융산업 구조 측면에서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과 금융당국도 서둘러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중앙은행은 금융의 플랫폼화, 탈중앙화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고 금융당국은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금융시스템 효율성 제고 등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만 기존 금융시장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