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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8일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내 카페에서 노원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야권연대를 하지 않는 것은 역사의 후퇴를 부르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광야의 뜻을 잘 모른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야권통합을 거부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한 전 부총리는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야는 목숨을 내걸고 다른 사람이 못 하는 말을 외롭게 소리치는 곳”이라며 “(안 공동대표가) 광야에 살지 않고 넉넉한 가정에 살아 (광야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전 부총리는 야권통합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모임인 ‘다시민주주의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안 공동대표가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며 ‘야권통합 및 연대불가’를 내세운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한 전 부총리는 “야권연대를 하지 않는 건 개인의 인생일대 실수를 넘어 역사의 후퇴를 부르는 것”이라며 “통합이 안 되는 경우 정책협의를 한다든지, 연대 혹은 수도권에 한해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만약 여당 하나에 다수 야당 이런 구도로 가면 필패”라며 “다시 민주주의를 소진시키는 게 아니고 소멸시켜버릴 세력이 집권할 것이고 우리 앞날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야권연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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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
한 전 부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일을 일생 가운데 가장 부끄러웠던 일로 꼽았다"며 "(안 공동대표는) 왜 이런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고 자기가 나와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이건 정말 생각이 짧은 사람의 판단과 같다"고 비판했다.
한 전 부총리는 국민의당을 ‘사쿠라(벚꽃)’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 전 부총리는 “(야당인데도) 여당인지 야당인지 모르는 그런 입장을 지닌 사람들을 국민들이 사쿠라 세력이라고 불렀다”며 “국민의당은 더 여당다운, 더 집권당다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통합을 해서 남은 것 없다’는 얘기는 역사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며 “사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늘 야당 안에 이른바 사쿠라 세력들이 나와서 겉으로는 야당인 척 하면서도 실제 결과적으로는 선거 끝나고 나면 여당을 도와주는 그런 가슴 아픈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공동대표가) 젊어서 그걸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 전 부총리는 “제가 안 공동대표에게 3년 전 ‘당신은 빛을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까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안 대표가 태도를 바꿔 야권연대 논의에 합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병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3년 4.24보궐선거로 입성한지 3년 만에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출마선언을 통해 “포기할 일이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더 힘차게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권통합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염두에 둔 듯 “요즘 많은 분들이 ‘안철수 얼굴이 예전같지 않아’‘갑자기 늙은 것 같다’고 걱정해 주신다”며 “솔직히 정치가 쉽지만은 않지만 잘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치권의 낡은 관행과 관성 앞에서 지난 3년반은 짧았고 저는 부족했다”며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