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가 올해 석유정제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올해 석유정제 수요가 늘어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석유화학제품을 운반할 선박의 수요가 증가해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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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박 연구원은 “저유가에 따라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안정적 원유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정유플랜트 발주를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정유플랜트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을 수송할 선박의 공급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MR탱커(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글로벌 선박량 대비 수주잔고 비율은 12.1%에 불과하다. 75K급 LR1탱커(대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와 100K급 LR2 탱커의 선박량 대비 수주잔고 비율은 각각 19.6%와 26.1%다.
박 연구원은 중동과 중국 등이 석유제품 수출량을 늘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MR급과 LR급 탱커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기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할 MR탱커의 수주잔고가 34척에 불과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MR탱커의 평균 인도량이 126척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MR탱커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00척 이상 추가로 발주될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가 탱커와 LPG(액화프로판가스)선박을 집중적으로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조선기업은 탱커를 건조해 본 경험이 부족하고 건조기간이 길어져 인도날짜도 맞추지 못하는 등 국내 조선소와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에즈운막스급 탱커와 VL탱커, VLGC탱커의 수주량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VL탱커와 VLGC탱커는 연간 100척과 30척씩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중공업의 수주점유율이 높을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국내 조선기업 사이의 경쟁도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PP조선이 MR탱커 수주에 집중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향은 LNG선박, 현대미포조선은 LPG선박 수주량을 늘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기업은 탱커와 LPG선박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석유제품수요 증가는 조선기업의 선박수주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