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도료 사용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를 명령했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 9월부터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도장작업자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해 무용제 도료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피부질환은 도료 때문일 가능성, 고용부 안전조치 명령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에 △화학물질 도입 때 피부과민성 관련 평가 도입 △내화학 장갑과 보호의 등 피부 노출방지 보호구의 지급 및 착용 △도장공장 내에서만 무용제 도료 취급 △의학적 모니터링 및 증상자의 신속한 치료 체계 구축 △안전 사용방법 교육 △앞선 사항들과 관련한 사내규정 마련 등 안전보건조치를 명령했다.

고용노동부는 조치사항들이 정착될 때까지 이행실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무용제 도료는 환경 유해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함량이 5% 이내인 친환경도료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에 회사가 새로 도입한 무용제 도료의 사용을 일시 중단하도록 하고 위험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새 도료를 쓴 뒤 선박 도장작업자들에게서 피부 발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1월부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통해 집단 피부질환의 원인조사를 시작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와 기타 조선소 4곳, 도료 제조사 2곳 등 총 10개 회사의 노동자 1080명을 대상으로 임시 건강진단을 실시한 결과 55명에게서 피부질환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53명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동자였고 나머지 2명은 도료 제조사 직원이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가 사용한 무용제 도료와 기존 도료를 비교한 결과 무용제 도료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량이 낮아진 대신 새로운 피부 과민성 물질들로 대체됐다.

무용제 도료는 도료의 주요 성분인 에폭시수지도 기존 도료에 사용되던 것보다 피부 과민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원재료, 가스, 증기, 분진 등의 유해 및 위험요인을 찾아내 위험성을 평가한 뒤 노동자 건강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사전에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도료 제조사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모두 무용제 도료에 새로 함유된 화학물질의 피부 과민성 문제를 간과했고 조선사에서 유해성 교육이나 적정 보호구의 지급도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고용노동부는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례의 원인과 문제점, 조치사항들을 다른 조선사들에도 전파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근로감독을 통해 화학물질 관리체계 적정성과 노동자 건강보호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엄중하게 조치하기로 했다.

도료 제조사들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중 화학제품 개발 및 상용화 단계에서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는지를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조선사들에 공동서한문을 보내 “노동자 작업환경과 대기환경은 조화롭게 보호돼야 한다”며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은 사용하지 않거나 유해성이 적은 물질로 대체하는 등 유해물질 저감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환경부는 공동서한문을 보낸 것을 놓고 정부가 이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공동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