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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로 무얼 얻었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03-02 19: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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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로 무얼 얻었나  
▲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야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진을 끝냈다.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당 이미지를 쇄신하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대내외 소통에 부족했다는 한계도 드러냈다. 

◆ 필리버스터로 정치에 대한 관심 불러

2일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끝으로 9일에 걸친 야당의 필리버스터 행진이 마무리됐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모두 39명의 야당 의원들이 참여해 총 발언시간만 192시간을 넘기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의회로 기록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정회를 선언했다. 테러방지법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는 저녁 늦게 다시 속개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에 더해 열정적으로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당 이미지 쇄신이라는 효과를 얻었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이번에 진행된 필리버스터는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긍정적인 사건”이라며 “단순한 의사일정 방해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전문성, 테러방지법이 가진 국민인권침해 문제, 정부 여당의 부당함을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야당의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당 이미지 쇄신뿐만 아니라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의원들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누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또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청에는 방청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도 필리버스터가 ‘핫이슈’ 였고 필리버스터를 중계하는 국회방송 역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SNS에는 ‘정치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몰랐다’‘축제처럼 즐기고 소통하는 이 모습이 바로 정치의 본질 아닌가’등 시청평이 줄을 이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인데 국내의 인터넷 환경과 맞물려 시민들의 정치 참여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 서툰 마무리, 소통의 부재 한계 드러내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라는 한계도 드러냈다.

총선 승리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섣부른 선택이 이번 필리버스터로 쌓은 공든탑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을 내리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원내 의원 및 원외 지지자들과 소통이 없었다”며 “그리고 열기와 질서를 유지하는 퇴각 방법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필리버스터 중단 찬반은 명분론 대 현실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행 제도에서 필리버스터의 한계는 다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은 절차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비대위에서 요구를 했다는데 저희들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오랜만에 야당다운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맥이 빠진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질 것’ 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였던 이 원내대표는 “한 두 사람의 잘못으로 38명 의원들이 보여준 열정과 열망을 한 순간으로 날려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말 죄송하다”며 “깊은 고뇌 없이, 더 많은 성찰 없이 국민들과 만나고 국민을 섬겼던 제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눈물을 머금고 내려가지만 저희가 호소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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