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임금채권보장기금(임채기금) 및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장애인고용기금)의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자리를 차지할까?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채기금·장애인고용기금의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을 놓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일 임채기금 및 장애인고용기금의 2천억 원 규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선정공고를 냈다. 16일 공고 접수가 마감됐다.
이번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선정은 올해 하반기 첫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공고인 데다 증권사와 운용사 구분없이 진행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모두 6개 금융사가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증권사 가운데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두 곳이 입찰에 나섰다.
초저금리 장기화, 퇴직연금을 기금방식으로 운영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기대감 등으로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이 향후 금융투자업계 최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일찌감치 진출하면서 자산운용사가 장악해왔다.
하지만 대형증권사들이 조직개편·인력충원 등을 통해 연이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트랙레코드를 쌓고 우위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위탁운용사 선정에는 8개 금융사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는 무려 11개 금융사가 경쟁을 벌였다.
최근 진행된 아산나눔재단의 600억 규모 아산엔젤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5곳이 입찰에 참여한 끝에 신한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다.
국공채 투자 등 기존의 보수적 운용에서 벗어나 투자자산을 다양화하고 높은 수익을 내려는 공적기금이나 민간기업 등이 증가할수록 투자역량을 지닌 증권사들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주택도시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에도 금융투자협회, 강원랜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성과보상기금 등의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내면서 증권사 가운데 상당한 입지를 다졌다.
또 2019년 기관영업본부 산하에 OCIO솔루션센터를 설치했고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인력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2020년에는 랩운용부 안에 외부위탁운용 자금을 운용하는 OCIO운용팀을 신설하면서 내부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KB증권도 2019년 조직개편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독립본부인 투자솔루션센터를 신설해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대응을 강화했다. 2020년 말에는 OCIO마케팅팀을 OCIO영업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영업·마케팅 경쟁력을 높였다.
이후 외부위탁운용사 선정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고 올해 1월 900억 원 규모의 한국거래소 외부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장애인고용기금, 임금채권보장기금 등 4개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은 외부위탁운용(OCIO)을 맡기고 있다.
장애인고용기금과 임금채권보장기금은 대부분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투자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2천억 원 규모를 민간 기관에 위탁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보수율도 20bp(1bp=0.01%)로 통상 수준(4bp)보다 높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 트랙레코드를 추가하면서 준수한 보수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산하 기금이 외부기관에 자금을 위탁하려는 흐름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으로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이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조직 정비와 인력충원 등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