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글로벌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거두며 중국시장 비수기를 극복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건설기계시장의 점유율 1, 2위인 회사로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지주에 인수되면 그룹 계열사로 만나게 돼 각각 강점을 지닌 글로벌지역을 통해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세계 나눠 개척해 한 가족 효과 2배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왼쪽),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14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2분기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과 북미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을 확대했고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중국시장의 비수기로 평가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회복의 완급 조절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건설기계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다.

2017년 이후 중국 굴삭기시장의 월별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1월부터 3월까지는 상승, 3월부터 7월은 하락, 7월 이후에는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8월~9월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어려운 고비를 두 회사 모두 비중국 시장의 선전으로 무난히 넘긴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분기 매출 1조75억 원, 영업이익 99억 원을 내며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2%, 1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데 3분기 이후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건설기계는 경기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부문"이라며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으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건설기계시장은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8, 9월 정도부터 상승세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두산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은 6월 건설기계 543대를 판매해 법인 설립 이후 최대 월간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소셜미디어 노출 확대와 온라인 신제품 출시 행사, 가상 쇼룸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과 4월에는 북미시장에서도 월간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는 등 선진시장의 판매가 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은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3월 주주총회에서 "북미와 유럽 지역의 사업 강화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신흥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역에서 입찰계약을 잇달아 수주함에 따라 3분기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와 각국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각국 특성에 맞는 판매전략 및 제품 라인업 확충,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 사장은 “아프리카가 앞으로 큰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7월 초 기준으로 건설기계 8036대, 산업차량 4667대 등 모두 1만2703대의 주문잔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3분기에는 영업이익 상승폭이 클 것으로 기대됐다.

2분기에는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면서 건설기계 2740대, 산업차량 933대 등 1년 전보다 2337대 늘어난 3673대의 물량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에 매출 9650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4.7%, 영업이익은 35.9%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같은 건설기계업에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각각 다른 지역을 개척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현대중공업그룹 인수 이후 사업중첩의 우려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두산인프라코어지분 34.97%를 8500억 원에 인수한다.

이를 위해 1일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될 사업부문과 두산밥캣이 포함된 투자부문으로 분할됐고 두산인프라코어의 분할신설부문(투자부문)은 두산중공업과 합병했다. 이에 따라 20일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분할존속부문(사업부문)의 현대중공업그룹 편입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