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여러 계열사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을 토스의 대항마로 키우고 있는데 앞으로 기능 발전과 가입자 확보에 힘써 금융 플랫폼 경쟁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뒤 토스 모바일앱에서 영업을 시작하기로 하며 하나의 앱으로 금융상품 가입과 금융거래, 주식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플랫폼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1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플러스 인터페이스 개편을 계기로 이를 그룹의 대표 금융플랫폼으로 키워내기 위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한플러스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와 신한라이프 등 신한금융 계열사 모바일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계열사 통합 금융서비스 및 멤버십 플랫폼이다.
신한금융은 중장기적으로 비대면금융 활성화에 맞춰 신한플러스를 핵심 영업채널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가입자를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계열사별로 나눠진 모바일앱보다 여러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플러스가 현재 지원하는 기능은 멤버십포인트 적립과 사용, 여러 계열사 금융자산 조회, 보험과 카드 등 금융상품 가입, 자금이체나 대출 신청 등 금융업무, 투자정보 확인 등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플러스는 추가 앱 설치 없이 100종이 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룹의 대표적 통합플랫폼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한플러스가 이미 1500만 명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플랫폼 경쟁에 큰 장점이다.
9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가 2천만 명 넘는 가입자를 갖춘 토스 플랫폼에 통합하기로 하며 ‘하나의 앱’ 전략을 앞세운 상황에서 신한금융그룹이 신한플러스를 통해 대응수단을 확보한 셈이다.
토스는 모바일앱으로 여러 금융회사 계좌 조회와 송금, 보험과 카드 등 금융상품 가입, 토스증권을 통한 주식거래와 신용평가, 대출중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 출범으로 토스 단일앱에서 은행 수준의 종합적 금융거래와 대출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강력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 금융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플러스가 토스와 유사한 통합플랫폼으로 발전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어 금융회사 가운데 토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신한플러스가 결국 토스와 맞경쟁할 만큼 다양한 기능과 우수한 편의성 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플랫폼 중심 금융시장에서 신한금융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플러스에서 계열사 이외에 다른 금융회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판매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 상품만 판매하는 폐쇄적 구조로 토스와 같은 플랫폼을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통합플랫폼에서 여러 금융회사 상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기존에 계열사 모바일앱을 사용하지 않던 고객까지 신한플러스로 끌어들이기 위해 앱 설치 없이 멤버십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신한플러스 웹페이지를 선보였다.
신한플러스 플랫폼의 사용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개선작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자전거 대여와 같은 생활서비스도 탑재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이런 과정에서 핀테크 및 IT 전문기업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단기간에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수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르게 성장하자 기존 금융회사들이 사업구조를 플랫폼 중심으로 바꿔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회사들이 플랫폼 등 디지털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 비용 리스크가 커져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디지털 전환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공격적 투자를 약속한 만큼 당분간 토스뱅크와 경쟁을 위한 플랫폼 강화 노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비금융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생활 플랫폼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이를 금융 플랫폼과 통합해 종합 생활금융플랫폼 구축을 노릴 공산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