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해상환경규제 강화기조 속에서 메탄올추진선 제조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선박 수주에서 한발 앞서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 조선3사는 대표적 친환경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수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대형 메탄올추진선 수주 임박, 가삼현 친환경선박 앞서가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하지만 LNG추진선은 일정량의 탄소를 배출해 완전한 탄소중립 선박으로 볼 순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메탄올추진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다음의 친환경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와 1만5천TEU급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의 건조계약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컨테이너선박 가격은 1척당 2천억 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수주 금액은 약 2조4천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조선전문업체 트레이드윈즈는 머스크가 한국조선해양 한 곳과 독점적으로 메탄올추진선 건조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많아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질소산화물(NOx)을 절감하는 연료분사기술이 개발되면서 차세대 선박용 연료로 떠올랐다.

가 사장이 머스크와 대형 메탄올추진선 건조협상을 벌이게 된 배경에는 고도화된 선박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20척 이상의 메탄올 연료추진 선박이 운항되고 있지만 대부분 3천TEU급 미만 중소형 규모로 파악된다. 

이번에 한국조선해양이 머스크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해 건조을 시작하면 세계 최대규모 메탄올추진선박이 탄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2016년 메탄올추진선박을 외국선사에 인도한 적이 있고 현재는 국적 선박 1척과 외국국적 선박 7척을 건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메탄올추진선박을 만들 기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건조경험이 있는 것은 한국조선해양뿐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 조선3사는 올해 발주된 LNG추진선의 절반가량을 수주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에서는 세계적 환경규제 강화 기조에 LNG추진선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완전한 친환경선박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메탄올추진선박이 과도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메탄올추진선박은 기존 선박 연료와 비교해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서 LNG추진선의 대안으로 꼽힌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2008년과 비교해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런 목표 아래 올해 6월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 76차 회의에서는 탄소집약도 등급제(CII)를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탄소집약도 등급제는 선박의 탄소배출량을 매년 계측해 A~E 등급을 매기고 D등급을 3년 연속 받거나 E등급을 받으면 연비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제도다. 만약 연비 개선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선박이 퇴출된다.

이처럼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암모니아나 수소와 같은 차세대 연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3대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2025년을 전후해 암모니아추진선박을 내보이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직까지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선박엔진이 개발되지 않았다. 수소연료전지추진선도 암모니아추진선보다는 뒤에 상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가 사장이 이번 협상을 잘 마무리지어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초대형선박을 내보인다면 암모니아나 수소와 같은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선박을 내보이기 전까지 친환경선박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동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가 사장은 올해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 "기존에 한국조선해양이 강점을 보유한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암모니아 수소 등 무탄소선박의 상용화와 독자기술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머스크와 메탄올추진선박 건조계약을 놓고 “현재 협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