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정부가 중장기 배터리산업 지원정책 'K-배터리 발전전략'을 내놓으면서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 수명 등을 높일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다음으로 배터리시장의 주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2030년까지 국내에서만 12조4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배터리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특히 전고체배터리 연구개발 계획을 강조했다.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조기에 달성해 미래에도 배터리산업 선도기업 지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총투자금액 12조4천억 원 가운데 9조7천억 원을 배터리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하는데 특히 서울 마곡, 경기 과천 등 수도권 연구소는 전고체배터리 등 차세대배터리 연구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8일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껏 전기차배터리 기술력을 증명해왔다"며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배터리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2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배터리 연구를 시작한 이래로 2009년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HEV)차 배터리 양산, 2010년 세계 최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차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
현재 배터리 관련 특허 수는 2만4천여 건, 배터리 생산능력은 135GWh(기가와트시), 배터리 수주잔고는 180조 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수주잔고에서 중국 경쟁업체를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현 사장이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강조한 것은 다음 세대 배터리 주도권 문제뿐 아니라 안전문제를 향한 의지를 비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발열과 화재에 약점을 보이지만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이용해 안정성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배터리에서 안정성 문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고체배터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안전이슈에 시달려 왔는데 김 사장으로선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성과를 내면 안전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안정성을 입증해야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
김 사장도 "안전과 품질을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며 "품질혁신 활동을 통해 어떤 위험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배터리업계에서는 전고체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6월 초 열린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 참가한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차세대 배터리개발을 향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이에 정부는 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를 통해 2027년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세금, 금융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도 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배터리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파격적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향후 10년이 세계 2차전지(배터리)시장에서 위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배터리산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