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잇따라 MZ세대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며 이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문화행사 등을 개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 감소와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산으로 고객과 접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단점을 만회하고 생활금융분야에서 신사업 진출 기회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
9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서울 명동에 문을 연 ‘쏠라운지’에서 신한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반응과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쏠라운지는 신한은행 영업점이 있던 건물을 디지털 연구개발센터로 재편한 뒤 한 층 전체를 개방형 라운지로 탈바꿈해 공유형 사무실과 회의실, 휴식공간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신한은행은 중장기적으로 쏠라운지를 은행 영업점처럼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시범제공하는 등 실험적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변화에 맞춰 은행 영업공간의 분위기를 더 고객친화적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라며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운영하며 고객의 반응과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장기적으로 GS25 편의점과 은행 영업점을 결합한 형태의 복합점포를 구축하는 등 미래형 점포 운영 가능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영업점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영업채널 운영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하반기부터 신한은행 영업점 수를 대폭 줄이고 모바일앱과 비대면점포 등 디지털 영업채널을 중심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높여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채널에 익숙한 MZ세대 고객은 이런 환경에서 다른 금융회사나 핀테크기업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쉽기 때문에 신한은행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접점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쏠라운지와 같은 다목적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영업점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 부담 등은 줄어드는 반면 꾸준히 고객이 방문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채널 활성화로 고객과 접점이 약해지고 있지만 쏠라운지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미래 은행 영업방식과 관련한 가능성을 찾겠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최근 대형 공연장인 서울 블루스퀘어 후원계약을 맺고 스튜디오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점도 비슷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
블루스퀘어에 위치한 스튜디오는 신한카드가 자체 홍보용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거나 1인방송 제작자, 신생기업 등이 대여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이 스튜디오에서 협력사와 생방송 홈쇼핑을 진행하며 물건을 판매하는 등 쇼핑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가 6월 블루스퀘어에서 개최한 미술전시회는 MZ세대 고객과 신진 작가를 연계해주는 오프라인 행사로 열흘 동안 6천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주목을 받았다.
신한카드는 앞으로도 블루스퀘어를 통해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이처럼 각각 MZ세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유지하고 신사업 진출도 시도하는 기회를 모두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쏠라운지를 기반으로 공유오피스 등 공간 대여 중개플랫폼을 선보이거나 신한카드가 블루스퀘어 스튜디오 공간을 활용해 생방송 쇼핑 플랫폼사업에 더 활발히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신한카드는 미술전시회를 개최할 때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플랫폼도 선보였는데 이미 1200점이 넘는 미술작품이 등록돼 판매를 시작하는 등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모두 생활 플랫폼과 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연계한 신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는 셈이다.
금융서비스 비대면화가 진행될수록 오프라인에서 고객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노력은 더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오프라인 공간뿐 아니라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서도 MZ세대 고객을 노린 가상현실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연구개발과 투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한 가상영업점을 시범운영한 적이 있고 신한카드는 최근 본격적으로 가상현실 관련된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해 학계와 협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