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저축은행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종료 등 정책의 변화로 실적에 부담을 안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 상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더욱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이날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낮아졌다. 2018년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하향된 지 3년 만이다.
앞으로 신규대출이나 기존대출을 갱신 또는 연장할 때 20%가 넘는 금리를 적용할 수 없게 됐다.
다른 저축은행은 이전부터 20% 이상 금리 대출을 대폭 축소해왔는데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 이상 금리 대출을 상당 부분 유지해와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가계신용대출의 23.88%가 20% 이상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금리 최상단인 23% 초과 24% 이하 금리를 적용한 비중만도 11.68%에 이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20% 이상 금리 취급 비중은 78개 저축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보다 비중이 큰 곳은 인성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 등 지역 거점 소형 저축은행들뿐이다.
경쟁상대인 상위권 저축은행 가운데에는 20% 이상 금리 취급 비중이 한국투자저축은행만큼 높은 곳이 없다. SBI·웰컴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20% 이상 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OK저축은행은 12.61%, 페퍼저축은행은 20.46%였다.
그나마도 기존 금리 최상단인 23% 초과 24% 이하 금리 비중은 OK저축은행이 1.58%, 페퍼저축은행이 5.06%로 한국투자저축은행보다 현저히 낮다.
저축은행 업계는 표준약관에 따라 2018년 11월 이후 계약에는 최고금리 인하가 자동으로 적용된다. 여기에 이번에는 2018년 11월 이전 대출에도 20% 이하 금리를 소급해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지만 저축은행의 금리인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18년 11월 금리인하 전에도 20% 이상 금리를 적용한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2018년 10월 말 기준 금리 20% 이상 가계신용대출 취급 비중은 62.97%에 이른다.
SBI(56.59%), 웰컴(54.29%), 페퍼(27.71%)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OK저축은행(64.06%)보다는 낮지만 금리 최상단인 24% 이하 구간 비중만 놓고 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이 42.46%로 20%대에 그친 경쟁사를 크게 앞선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199억 원을 냈다. 2020년 1분기 186억 원보다 7% 증가하며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자산규모가 비슷한 웰컴저축은행(298억 원)은 물론 덩치가 더 작은 유진저축은행(225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저축은행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관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인데 최고금리 인하가 부담이 크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고금리 가계신용대출뿐 아니라 기업여신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1분기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63.6%로 상위 5개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절반을 넘는다.
특히 기업대출 가운데 98% 이상이 중소기업 대출로 구성됐다. 정부가 9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종료하기로 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20년 말 자산규모 4조5582억 원으로 업계 3위었는데 1분기 말에는 4조8307억 원으로 페퍼저축은행(4조8680억 원), 웰컴저축은행(4조8320억 원)에 근소하게 뒤진 5위를 차지했다.
순이익 순위 역시 SBI(865억 원), OK(776억 원), 웰컴(298억 원), 유진(225억 원)에 이은 5위다. 2020년 연간 순이익은 4위였는데 유진저축은행에게 자리를 뺏겼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금융업 환경 변화에 따라 디지털역량을 높이는데 더욱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2022년을 목표로 자체 모바일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4월에는 IT분야에서 채용형 인턴 선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