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셀트리온 안팎에 따르면 렉키로나를 2021년 하반기 안에 인도와 유럽 지역에 수출할 계획을 세웠는데 렉키로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형 변이에도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유지되는 효과를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브라질 감마형 변이에 효과를 냈다고 5일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감마형 변이에 감염된 실험용 쥐 55마리를 대상으로 렉키로나를 투입한 결과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쥐와 비교해 바이러스가 줄고 체중 감소를 막는 등 임상적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브라질 감마형 변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타형 변이, 초기 변이인 영국 알파형 변이 등에도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는 앞서 진행한 베타형 변이에 관한 패럿 및 실험용 쥐 실험 결과와 일치하는 일관성 있는 결과다”며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델타형 변이에 관해서도 긍정적 동물실험 결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공신력 있는 국내외 의료기관과 협력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렉키로나의 세포수준 중화능 및 동물효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 델타형 변이에 관해서도 7월 안으로 동물효능시험 결과를 확보해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인도 델타형 변이에 관한 동물효능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만 차질없이 인도와 유럽 지역에서 렉키로나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6월10일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형 변이가 전 세계 74개 국가에서 확인됐고 기존 알파형 변이보다 전파력이 60%가량 강하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형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분석됐고 포르투갈도 리스본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60% 이상이 델타형 변이에 감염됐다.
국내에서도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표본조사를 해서 정확하진 않지만 국내 코로나19 환자 100명 가운데 델타형 변이는 약 7명 안팎이다”며 “아직 델타형 변이가 우세는 아니지만 델타 변이가 2개월 전에 1%도 안 나오다가 7%로 늘어난 것을 생각할 때 감염속도가 빠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델타형 변이는 4월 7.3%, 5월 12.8%, 6월 18.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셀트리온이 2021년 하반기에 렉키로나의 임상3상 시험을 모두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와 수출 허가 등을 받아 해외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델타형 변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이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6월25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형 변이 무력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발표한 것도 셀트리온에게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렉키로나가 최근 국내 유행하는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중화능이 유지됐지만 델타형 변이에 관한 중화능은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셀트리온은 7월 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관한 렉키로나의 효능을 예측할 수 있는 동물효능실험을 진행해 결과를 조속히 놓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셀트리온은 "정부의 발표 내용은 세포주 수준의 코로나19에 관한 렉키로나의 효능 분석결과로 국내 다른 변이주에는 중화능이 유지됐지만 인도 델타형 변이에서 중화능이 감소됐다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기우성 부회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시장은 백신 시장보다 훨씬 작지만 수요보다 생산이 제한적이라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변이에 대응하는 것인데 동물실험을 통해 렉키로나가 대부분의 변이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의 주요 수출 지역으로 꼽고 있는 인도와 유럽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델타형 변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당초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렉키로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델타형 변이가 확산되기 전 셀트리온이 2022년까지 렉키로나를 통해 약 1조23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