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이 소형모듈원전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허 사장은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후문제가 에너지산업에 주된 이슈가 되면서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탈탄소 에너지사업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GS에너지 미국 소형모듈원전에 투자, 허용수 탈탄소로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6일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업체 뉴스케일파워 홈페이지를 보면 GS에너지 북미 법인과 뉴스케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SMR) 구축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GS에너지가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할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으로부터 최초로 소형모듈원전 설계승인을 받았다.

소형모듈원전은 발전용량 300MW(메가와트) 이하로 원전 핵심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을 하나의 원자로 용기에 담은 일체형 원전을 말한다. 모든 장비가 원자로 안에 다 들어가는 일체형이어서 공장에서 사전제작이 가능하며 원자로 자체는 수조 안에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원자로 주변의 물로 바로 식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원전은 냉각수를 얻을 수 있는 바닷가 넓은 부지에만 세울 수 있었지만 소형모듈원전은 산이든 바다든 전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세울 수 있다.

이번 투자계약에 따라 GS에너지는 뉴스케일파워에 현금투자를 진행해 소형모듈원전공장 건설 등을 지원한다.

허용수 사장이 뉴스케일파워에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는 세계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새로운 분야로 투자중심을 움직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에너지분야 중간지주사다.

허 사장은 이번 투자협약식에서 “GS에너지는 청정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며 “뉴스케일파워가 보유한 혁신적이고 안전한 소형모듈원전기술은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 탄소중립)' 경쟁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형모듈원전시장이 시작 단계에 들어선 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허 사장은 투자영역을 넓혀 탄소중립 에너지시대에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에서 소형모듈원전 70여종의 개발을 추진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17종, 러시아 17종, 중국 8종, 일본 7종, 한국 2종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세계에서 소형모듈원전 650~850기 건설이 추진돼 시장규모가 2400억~4천억 파운드(약 379조~632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GS에너지가 이번에 투자를 감행한 뉴스케일파워는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소형모듈원전을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기술로 꼽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발전업계에서는 뉴스케일파워가 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을 설치하는데 관심이 있는 11개 나라의 잠재고객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발전회사 UAMPS(유타 연합 지방발전 시스템)가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미국 아이다호주에 짓고 있는 첫 소형원전프로젝트에 소형모듈원전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 10월 소형모듈원전과 차세대 원자로 지원에 7년 동안 32억 달러(약 3조6천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허 사장은 GS에너지의 에너지사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해 왔는데 이번 소형모듈원전업체 투자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에너지는 최근 세계 2위 재생에너지 기업이자 스페인 최대 전력기업인 이베르드롤라와 아시아시장에서 태양광과 육상, 해상 풍력발전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국내 2위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인 지엔텔과는 전기차 충전서비스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합작법인 지커넥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커넥트는 충전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해 충전분야 전력 생산 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에너지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허 사장은 GS에너지 자회사 GS칼텍스의 전국 주유소를 기반으로 하는 급속충전사업뿐만 아니라 GS그룹의 아파트나 유통점 등 시설물을 활용한 완속충전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