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동원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200억 원 규모의 한진해운 영구채를 전량 인수하기로 했고 한진칼은 상표권을 인수하며 1100억 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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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해운은 24일 “부채비율 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무기명식 무보증부 사모사채) 2200억 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면서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한진해운이 이번에 발행한 영구채의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이고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이자율은 발행일로부터 1년 동안은 9.575%, 1년에서 2년까지는 10.575%, 2년부터 만기까지는 14.575%다.
이 영구채는 대한항공이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이 낮아 다른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이번에 확보된 자금으로 기존 대한항공 주주 대출금 2200억 원을 상환하기로 했다. 사실상 돌려막기인 셈이다.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847%에서 640%대로 약 20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대한항공에게 제공했던 런던 사옥과 자사주, 상표권 등의 담보도 해지됐다.
한진해운은 담보가 해지된 자산을 매각해 약 3천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진해운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등록된 상표권을 계열사인 한진칼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금액은 9050만 달러(1113억 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며 “한진해운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한진그룹은 물론 중요 기간산업인 대한민국 해운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올해 차입금 상환 만기가 대거 돌아온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상반기에만 모두 45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공모 회사채 2856억 원은 전액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고 만기 사모채는 1732억 원의 20%인 346억 원만 상환하면 된다.
여기에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1억5천만 달러의 외화 사모사채까지 더하면 한진해운이 상반기 안에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5천억 원을 웃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