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데이터사업과 대체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사장은 2020년 취임 첫 사업연도부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냈다. 마이데이터로 부진했던 자산관리부문에서 수익을 늘리고 강점을 보인 대체투자부문을 더욱 키워 임기 2년차에 위탁매매수익이 위축될 때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마이데이터사업 준비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사업과 자산관리서비스를 결합한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며 “이를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4월23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고 6월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을 위해 IT업체와 2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데이터 시장은 국내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인공지능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증권도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자산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자산관리서비스 전용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주식 위탁매매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부가서비스 개념에 머물지 않고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관리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의 순영업수익은 2016년 1719억 원에서 2020년 2767억 원으로 60.97% 증가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자산관리부문 순영업수익은 228억 원에서 286억 원으로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영업수익에서 자산관리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26%에서 10.34%로 감소했다.
최 사장으로서는 마이데이터로 자산관리부문 경쟁력을 키우면 수익다각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 재무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 현대차증권을 이끌며 사상 첫 영업이익 1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위탁매매뿐 아니라 투자금융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현대차증권의 투자금융(IB)순영업수익은 2016년 76억 원에 불과했는데 2020년에는 1018억 원으로 무려 1200% 넘게 뛰었다. 순영업수익 가운데 투자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42%에서 27.34%로 늘었다.
현대차증권은 물류센터나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에 힘을 쏟은 덕분에 투자금융부문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
대체투자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기존의 투자상품이 아닌 부동산, 에너지, 원자재, 선박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증권은 해외 풍력발전 투자뿐 아니라 경기 용인 완장 물류센터, 여주 물류센터 등 국내외 물류센터에 투자했다.
1분기에 인천과 용인 등에 위치한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를 추진한 데 이어 2분기 들어 1조5천억 원 규모의 수소경제 관련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꾸준히 대체투자 발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하루평균 증시거래대금은 29조 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하루평균 증시거래대금 38조 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와 1분기 개인투자자 열기가 뜨거웠는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위탁매매 이익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물류센터 등 시장 트렌드를 읽은 선제적 투자에 힘입어 투자금융(IB)부문이 순항하고 있다”며 “사업성 높은 거래를 꾸준히 찾아 이익 증가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