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회사 성정 오너인 형남순 회장이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고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 불황을 넘어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을까?
21일 항공업계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는 성정의 자금력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 형남순 대국건설산업 대표이사 겸 백제컨트리클럽 대표이사 회장.
이스타항공이 당분간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기가 힘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형 회장은 개인자산까지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이스타항공을 경영 정상화까지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정밀실사가 진행되기 전이지만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까지 수천억 원이 투입해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부채만 2천억 원이 넘는다.
성정은 이스타항공의 운항 재개를 서두르기 위해 회생계획안에 직원 급여와 세금 등 변제가 시급한 채무 850억 원정도만 우선 갚고 나머지는 5~10년에 걸쳐 장기 상환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이는데 운항증명서(AOC)를 재취득하고 항공기를 새로 대여하는 등에만 1500억 원가량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성정은 이스타항공을 11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당장 급한 불을 끄고 운항 재개를 준비려면 추가로 1250억 원가량을 더 들여야 하는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항공기 면허가 중단된 상태로 올해 9월 운항재개를 목표로 운항증명서 재발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다 이스타항공 인수와 함께 성정의 기존 레저사업을 강화하겠다는 형 회장의 구상이 당분간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일본과 중국 등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함께 여행지역의 방역상황을 여객 수 회복속도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인천국제공항 여객의 2/3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중국, 동남아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유럽, 미국과 비교해 저조하다”며 “여객 수요는 2022년 하반기나 되어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종합관광사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부동산 개발과 연계해 기존사업인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사를 통해 수도권과 일본 및 중국 관광객들을 골프장과 리조트 등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레저사업 강화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형 회장의 개인자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년 이상 중견 건설회사를 경영했던 만큼 상당한 자산을 축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형 회장은 이날 한 언론매체와 전화인터뷰에서 “내 개인자산이 1천억 원이 넘고 골프장 가치만 2천억 원에 이른다”며 “(경영 정상화까지) 자금조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 언제까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형 회장은 성정을 비롯해 대국건설산업, 백제컨트리클럽(CC)을 거느리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건설사업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백제컨트리클럽을 중심으로 골프장 등 레저사업으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성정의 연간 매출규모는 59억 원 정도다. 백제컨트리클럽은 대국건설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연결기준으로 연간 매출 306억 원을 낸다.
성정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이스타항공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성정은 7월2일까지 이스타항공을 놓고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이스타항공과 투자계약을 맺고 부채 상환, 유상증자 등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7월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