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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금리인하,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본격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방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청약자들의 모습. <뉴시스> |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0개월 만에 떨어졌다. 아파트 청약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늘어났다.
경기 불안과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 공급과잉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감정원은 2월15일 기준으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주 대비해 0.01% 떨어졌다고 19일 밝혔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단위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2014년 6월 이후 86주 만에 처음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28일 이후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다 이번주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의 아파트값도 0.01% 떨어지며 87주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지난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이번에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경우 0.07% 떨어졌으며 전주 보합세를 보였던 서초, 송파구도 0.03% 하락으로 전환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전용 76㎡는 지난해 말 12억3천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11억9천만원에 거래되면서 4천만원 떨어졌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북한 핵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아파트 청약 수요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든 총 청약자는 5만4866명, 1순위 청약자는 5만25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의 청약자수(11만6143명)나 1순위 청약자수(10만9402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의 미분양 가구수는 6만1512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미분양 가구수가 3만 2221가구에 불과했지만 불과 두달 새 2배가량 급증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아직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라며 “단기간에 미분양 물량이 급증한 건 건설사들이 고분양가에 밀어내기 공급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신도시의 분양시장은 지난해 내내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았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위례 신도시의 경우 ‘강남 대체 신도시’로 불리며 청약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정작 분위기는 냉랭하다.
위례 신도시 엠코타운플로리체의 경우 입주율이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래미안 위례 신도시 전용 101㎡ 전셋값은 한때 5억원을 넘나들었지만 최근 4억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한태욱 동양미래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로 돈줄을 묶은 데가 경기도 좋지 않아 당분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며 “서울에서 거리가 먼 수도권 외곽 신도시뿐 아니라 주택 공급이 많았던 지방 부동산시장도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은 어느 정도 시장이 움직이겠지만 지방은 생각보다 장기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