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캐피탈이 모회사인 IBK기업은행과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지원에서 협업체계를 강화하면서 비은행계열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고 있다.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이사는 기업은행에서 여신금융 전문가로 인정받았던 면모를 살려 모험자본 공급을 포함한 기업금융분야에 집중하는 성장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10일 IBK캐피탈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업종 기업과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신기술금융과 같은 모험자본 공급과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신기술금융은 투자 리스크가 커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은 기술기업을 발굴해 지분참여 등 방식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한 뒤 중장기적으로 투자이익을 거두는 사업이다.
IBK캐피탈은 자산과 이익규모 등 측면에서 대형 금융지주사 및 저축은행 계열 캐피털사에 밀리고 있어 소매금융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모회사인 기업은행의 강점을 살려 모험자본과 기업금융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차별화한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은행에서 기업금융 전문가로 인정받던 최현숙 대표가 지난해 취임한 뒤에는 이런 사업체질 개선작업에 더 속도가 붙고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 대표는 IBK캐피탈 대표에 오른 뒤 한국판 뉴딜 유망업종 기업에 투자 확대계획을 내놓고 올해는 3천억 원, 내년에는 4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IBK캐피탈은 기업은행이 주도하는 한국판 뉴딜펀드에도 자금을 출자해 비대면기술과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주요 업종 기업에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한국판 뉴딜분야 신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오른다면 IBK캐피탈이 대규모 투자성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IBK캐피탈은 최근 2천억 원 규모 ESG채권을 발행해 친환경산업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
기업은행도 최근 IBK캐피탈에 1천억 원을 출자해 자금을 지원하며 비은행계열사들이 각자 갖추고 있는 장점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들 사이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최 대표가 이런 흐름에 맞춰 IBK캐피탈의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더 강화하며 기업은행 비은행부문 실적에 기여하는 폭을 키우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BK캐피탈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395억 원을 냈다. 기업은행 비은행계열사 전체 순이익에서 44%의 비중을 차지하며 기업은행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선봉에 서게 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순이익이 114% 늘어나며 최 대표 취임 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여신금융업계에서 유일한 여성CEO로 지난해까지 기업은행 여신운영그룹장을 맡으며 기업금융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다.
기업은행이 약 2~3년의 투자기간을 예상하고 자금을 투입한 정화폴리테크를 2018년에 매각해 약 7개월 만에 투자대금을 회수하며 조기에 성과를 거두도록 한 일이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최 대표가 IBK캐피탈의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금융 중심 체질 개선에 좋은 성과를 낸다면 앞으로 기업은행에서 역할을 더 확대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김성태 전 IBK캐피탈 대표가 지난해 기업은행 '2인자' 자리로 꼽히는 전무이사에 선임된 전례가 있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내부 출신으로 여성은행장에 오른 적도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기업은행 부행장으로 카드사업그룹장과 신탁사업그룹장, 여신운영그룹장 등 요직을 모두 거친 인물인 만큼 IBK캐피탈에서 올리는 성과에 따라 더 큰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신생기업에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IBK캐피탈이 기업은행과 협업으로 성장에 속도를 낼 기회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연계해 유망 중소기업과 신생기업을 발굴한 뒤 지원을 확대하며 신기술금융 관련된 사업을 꾸준히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