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6-01 12: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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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PS와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이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해외원전시장 진출에 합의함에 따라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우리 정부가 미국과 협력을 통해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해 해외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한전KPS와 한국전력기술 로고.
한미 정상은 앞서 5월22일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함께 원전 공급망을 구성함으로써 해외원전시장에 공동참여하기로 약속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안보·비확산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외 신규원전사업에 양국 주요 원전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번 합의를 계기로 기업들이 구체적 협력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두 나라는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정부 사이 협의를 지속하고 구체적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원전 프로젝트는 다른 해외건설사업과 다르게 기업 사이 경쟁이 아니라 국가사이 경쟁의 성격이 강하다.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팀코리아’를 구축해 입찰에 나서고 있다. 세계 원전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주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서 당장 협력의 결과물이 나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양국 협력은 경쟁강도를 완화하고 수주역량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1년 들어서도 원전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월4일 ‘원전수출자문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면서 해외원전사업 수주를 위한 원전 수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우리 중소원전기업의 기자재·부품 수출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는 원자력·국제통상·외교·안보 등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기구로 원전수출과 관련한 현안과 전략 모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미국과 합의를 거쳐 조만간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도 열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2015년 11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양국 사이 원자력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협의체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KPS와 한전기술이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한전KPS 지분을 51%, 한전기술 지분은 65.77%를 쥐고 있다.
한전KPS는 발전설비 정비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특히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의 경상정비와 계획예방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발전소 경상정비는 설비의 이상 유무를 매일 점검해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해결하는 것이다. 계획예방정비는 발전소 중장기 정비계획에 따라 발전설비의 가동을 정지한 상태에서 발전소 설비를 점검하는 것을 뜻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원전 최초 수출사례인 아랍에리미트 바라카 원전1호기가 2021년 4월 상업운전을 개시했고 2022년에 2호기가, 2023년 뒤 3호기와 4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다”며 “호기당 180~190억 원 정도의 정비 매출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해외매출이 늘어날 것이다”고 바라봤다.
한전기술은 발전소 설계·조달·시공(EPC)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원자력 관련 매출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 종합설계와 원자로 계통설계를 모두 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업체다.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설계용역을 제공한다. 건설기간에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잡는다. 이와 함께 발전소 유지보수와 성능 개선에 관한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해상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설계·조달·시공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3월 2300억 원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경영상 비밀유지를 들어 계약상대방과 계약기간 등은 밝히지 않았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하면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관련 설계·조달·시공사업은 한전기술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원전시장 및 국내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시장 확대 전망을 반영해 한전기술의 중장기 실적 추정치를 높여 잡는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해외원전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한전기술의 해외원전 프로젝트 수주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