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5-31 15: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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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케이뱅크 유상증자를 놓고 BC카드 재무 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 컴투스 등 새로운 투자처를 확보하며 당초 계획보다 2배가량 늘어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만큼 대주주인 BC카드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도 늘었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가 케이뱅크 유상증자에서 납입해야 할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는데 이 가운데 5249억 원은 기존 주주에 배정하기로 했다. 신주 배정기준일인 6월10일 주주별 지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하고 주요 주주를 중심으로 실권주를 인수해 절차를 완료한다.
다만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실권주 발생분을 대주주인 BC카드가 매입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주주사를 살펴보면 BC카드(34.00%), 우리은행(26.20%), NH투자증권(10.00%), 케이로스(5.55%), 한화생명(3.16%), GS리테일(3.11%), KG이니시스(2.55%), 다날(2.55%), 엠디엠(1.73%), 브리지텍(1.66%), 스마일게이트 엔터네인먼트(1.33%), DGB캐피탈(1.24%), 한국관광공사(1.24%) 등이다.
기존 주주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도 2대주주를 유지할 수 있어 추가 투자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주주사 가운데 BC카드, 한화생명, 엠디엠 정도만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반면 BC카드는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따른 지분율 희석에 대응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케이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총 주식 수가 1억 8033만 주에서 3억7262만 주로 늘어난다. BC카드가 기존 지분율인 34%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억2669만 주를 확보해야 한다.
2020년 말 기준으로 BC카드는 케이뱅크 주식 613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6532만 주가 부족한 셈인데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4345억 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BC카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11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1천억 원가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BC카드가 케이뱅크 유상증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마스터카드 지분매각이 꼽힌다. 지난해 7월에도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2천억 원가량을 투입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마스터카드 주식 95만 주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잔여분 50만 주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BC카드가 마스터카드 주식 잔여분을 매각한다면 이번 유상증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30일 종가 기준으로 마스터카드 주식 50만 주의 매각가는 약 2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BC카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신사업 등 자금을 활용할 곳이 많은 상황에서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모든 가용자본을 쏟아붓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최 사장은 올해 2월 BC카드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됐다. BC카드를 금융 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를 안고 있다.
BC카드는 지난해부터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다른 전업카드사들과 다르게 결제프로세싱을 제공하는 사업구조를 지녀 결제수수료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BC카드를 금융 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신용평가, 사업자대출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케이뱅크 유상증자 참여가 확대되면 BC카드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도 '케이뱅크 추가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경우'를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요인으로 꼽고 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도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BC카드 선순위 무보증사채 평가보고서에서 "앞으로 케이뱅크의 추가 유상증자 참여 등 계열에 관한 재무적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케이뱅크의 실적 개선 여부 및 회사의 추가적 증자 참여 여부와 규모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BC카드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BC카드 관계자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와 관련해 세부적 내용은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유상증자 규모나 자금 확보방안 등도 이사회를 거쳐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