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늘어나고 주요 기관들이 유가 상승 가능성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점이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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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이빈모하메드알-마즈루이(Suhail bin Mohammed al-Mazrouei)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 |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석유장관이 원유 감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로 감산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11일 뉴욕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0일보다 1.24달러 떨어진 배럴당 26.21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3년 5월 이후 1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각각 0.78달러, 0.12달러 떨어진 채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는 점이 알려지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최대의 원유 저장지역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지역의 원유재고량은 5일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6470만 배럴을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업체 젠스케이프(Genscape)는 9일 기준으로 쿠싱지역 원유재고량이 전주보다 42.5만 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장 마감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감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지며 원유의 장외 거래가는 반등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수하이빈모하메드알-마즈루이(Suhail bin Mohammed al-Mazrouei)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국가들은 원유 감산에 협력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들이 동참하는 원유 감산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월 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이란과 러시아 등 8개 산유국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추진하면서 유가가 잠시 반등했다.
하지만 그 뒤 이란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연 회동도 별다른 결과 없이 끝났다.
주요 에너지 관련 기관들은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9일 월례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의 수요증가가 둔화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은 원유 생산량을 여전히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청(EIA)은 9일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평균가격이 배럴당 38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며 급격한 유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