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위성 함대를 올려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인터넷 사각지대가 없어질수록 구글의 성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두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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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
구글이 기존 인공위성보다 낮은 고도를 도는 180개의 고성능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함대(Satellite Flee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구글이 개발 예정인 위성들은 무게가 113㎏인 소형이다. 지상에서 400~600㎞의 높이의 저궤도를 돌며 인터넷 신호를 송수신하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역할을 하게 된다.
구글은 이번 위성함대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최소 10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사하는 위성수가 증가할 경우 이 프로젝트 비용이 최대 3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글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O3b 네트웍스’ 창업자인 그레그 와일러를 영입했다. 위성 개발은 구글이 투자한 위성통신 회사인 O3b 네트웍스가 하고 있다. 와일러는 보안유지를 위해 진행상황을 최고경영자인 래리 페이지에게만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는 곳들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은 전 세계적으로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만 공급되고 있다. 3분의 2는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인구로 환산하면 48억 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을 통해 존재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에 인터넷을 지구촌 곳곳에 보급해 기업가치를 높이려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구글의 매출은 늘어난다.
페이스북은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반 업체로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구글의 프로젝트 소식에 앞선 지난 3월 위성 등을 통해 하늘에서 인터넷을 지상에 쏘는 구상을 공개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선점을 위한 싸움을 시작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점효과란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곳을 먼저 차지했을 때 경쟁자들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을 미리 개척해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계획들을 놓고 지난 1998년 이리듐의 실패사례를 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리듐은 1998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음성과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 초기에 들어간 많은 비용과 함께 비싼 이용요금으로 수익을 내는데 실패했다. 이리듐은 이듬해인 1999년 파산신청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리듐의 사례처럼 인공위성사업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조기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구글의 계획을 비관적으로 보기도 한다. 또 다른 용도의 위성들과 충돌 가능성도 있다며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도 있다고 지적한다.
위성산업 컨설팅업체인 텔아스트라의 로저 러스치 대표는 "구글은 지금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