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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업가치, 반도체 슈퍼사이클 폴더블폰 파운드리로 힘받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5-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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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업가치가 힘을 받을 3대 동력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성과, 폴더블 스마트폰이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10만 원대(10만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까?

◆ 삼성전자 주가 8만 원대 사수 공방 치열 

23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실적자료를 종합해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는 거래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 기업가치, 반도체 슈퍼사이클 폴더블폰 파운드리로 힘받나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개인투자자들은 1월1일부터 5월21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2억7009만8674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는 1억4528만4037주, 외국인투자자는 1억3083만9542주씩 각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지분율 1% 이하)가 386만796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1만3991명이 늘었으니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바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열망도 과거보다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21일 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7만85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8만 원대를 지키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1월11일 한때 9만6800원에 이르며 10만 원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것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양대사업이다. 두 사업이 잘 풀리면 실적이 개선되고 투자심리도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

전자업계와 증권업계, 시장 조사기관 등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올해 두 사업의 호조를 이끌 키워드는 반도체에서 ‘슈퍼사이클(장기호황)’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스마트폰에서 ‘폴더블’이다.

◆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짜 오나?

증권업계는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온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기업가치, 반도체 슈퍼사이클 폴더블폰 파운드리로 힘받나
▲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자기기 판매 성수기에 진입하는 2분기 중반을 지나면 고객사들의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줄어든다”며 “D램은 하반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낸드플래시는 가격 상승 폭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 최대의 현금 창출원으로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2020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35조9939억 원 가운데 45.7%인 16조4600억 원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도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월 D램(PC용 DDR4 8GB 제품)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8달러로 집계됐다. 3월보다 26.67% 올라 3개월 만에 가격이 인상됐다.

4월 낸드플래시 가격은 범용제품인 128GB MLC(멀티레벨셀)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4.56달러로 집계됐다. 3월보다 8.57% 올라 6개월 만에 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주요 전방시장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폰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을 들며 슈퍼사이클 ‘회의론’도 퍼지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신식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697만3천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보다 34.1% 줄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가 함께 줄어들고 있다”며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스마트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1번째와 2번째로 큰 시장이다. 거대시장에서 스마트폰 생산 부진의 조짐이 보이는 만큼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가 슈퍼사이클 회의론의 뼈대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인 서버용 메모리반도체를 앞세워 슈퍼사이클 회의론을 지우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11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 인터페이스인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상용화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기술은 D램의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176단 7세대 적층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시작해 고용량 저장장치시장의 공략에 더욱 힘을 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송명섭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서버회사들에 따르면 서버 주문 감소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PC나 스마트폰과 달리 서버의 출하량은 5G(5세대 이동통신)나 클라우드컴퓨팅 등의 성장에 따라 비대면수요 감소의 부정적 영향이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서버용 메모리반도체는 스마트폰과 달리 견조한 수요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서버 등 고부가시장을 겨냥한 메모리반도체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이 제품들의 수요가 확인된다면 삼성전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회의론이 해소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파운드리 성과도 필요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성과보다 파운드리에서의 성과가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더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기업가치, 반도체 슈퍼사이클 폴더블폰 파운드리로 힘받나
▲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이런 분석은 삼성전자에게 메모리반도체의 실적은 상수에 가까우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성과나 인수합병 등에서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관점에 기반을 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들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며 “의미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개선 이외에도 변화와 성장이라는 ‘새로운 스토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삼성전자에서 기존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나 스마트폰 이외에 새로운 동력으로 파운드리가 꼽힌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은 1분기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사업에서 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줄었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공장이 텍사스주 한파의 영향을 받아 가동을 정지하면서 손실 3천억 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모습은 ‘메모리의 제왕’을 넘어 대만 TSMC와 격차를 좁히는 ‘위협적 파운드리 플레이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었다”며 “파운드리에서 올해 연말과 내년으로 가면서 개선되는 성과를 내는 것이 삼성전자의 주요 과제다”고 분석했다.

◆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성장하고 삼성전자 선점하나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접는) 스마트폰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기업가치, 반도체 슈퍼사이클 폴더블폰 파운드리로 힘받나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가 8월 갤럭시언팩 행사를 열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플립3를 공개할 것으로 모바일업계는 바라본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폼팩터(제품형태)의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이 구매심리를 저해하는 요소로 꼽혀왔다. 갤럭시Z폴드2는 출고가가 239만8천 원이나 됐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를 폴더블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한 만큼 모바일업계에서는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가 100만 원대 후반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갤럭시Z폴드3은 S펜을 탑재하고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의 화면 접힘부분 주름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명 팁스터(내부정보 제공자) ‘아이스 유니버스(Ice universe)’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80만 대에서 올해 560만 대, 내년 1830만 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맥루머스 등 애플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애플도 2023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로서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모바일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작보다 강력해진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갤럭시Z폴드3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애플의 진입에 앞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현재 주가는 고평가인가 저평가인가?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포털사이트의 삼성전자 주식 종목게시판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주가를 놓고 고평가 상태라는 분석과 저평가 상태라는 예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21일 기준으로 반도체업종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 평균은 18.06배였다. 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다.

삼성전자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23배로 업종 평균보다 높다. 언뜻 보기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다소 고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올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인 36조5793억 원을 대입해 계산해보면 삼성전자 주식의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5배에 머문다. 실적 전망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저평가 상태라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직전 거래일 기준으로 10만6050원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모든 사업부문의 고른 성과를 토대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재평가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의 주가 조정을 기회로 적극적 매수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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