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동양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동양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면서 인수합병(M&A)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동양은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내부 현금 5천억원을 확보한 ‘알짜회사’로 탈바꿈했는데 대주주들의 지분 확대 경쟁도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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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
5일 금융감독원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동양의 지분 0.45%를 추가 취득해 총 지분율 9.31%로 부실채권 전문운용사인 파인트리자산운용(9.15%)을 제치고 다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유진그룹은 공시를 통해 지분 취득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유진그룹이 동양의 경영권 확보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의 최대주주 변경은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난달 동양 지분 9.1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지 한달 만이다.
시장의 관심은 ‘매력적인 매물’로 변신한 동양의 새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1, 2대 주주인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꼽히는데 최근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도 동양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은 현재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80%에 달해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상태다. 1, 2대 주주의 지분율 차이도 0.16%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경영권 측면에서 보면 동양은 현재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동양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서 최소 33.3%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경영권을 행사하는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거나 회사 정관을 변경하는 경우 상법상 특별결의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와 주총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동양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난해 12월 정관을 변경했다. 이사진의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이사회 멤버 수도 16명에서 10명으로 줄인 게 주요 내용이다.
동양의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진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 유진그룹이 동양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결과가 나오는 올 하반기는 돼야 경영권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지난달 5일 동양이 법으로 정한 법정관리 기업의 이사 임기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사 선임 및 정관 변경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법정관리 기업의 이사 임기를 1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동양이 법정관리 상태였던 지난해 12월 3년 임기의 이사를 선임했다는 게 소송의 이유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유진그룹의 손을 들어 줘 현 경영진의 임기를 3년에서 1년으로 변경한다면 다시 지분 매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반대로 패소한다면 동양은 경영진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12월까지 주인 없는 회사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