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상품인 변액보험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변 사장은 변액보험자산을 주로 해외에 투자하며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해외투자로 수익 높여, 변재상 자산운용 솜씨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


1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더라도 변재상 사장은 자본을 확충해야하는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의 주력상품인 변액보험이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아래에서 자본압박이 크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해 얻은 수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나눠주는 보험상품이다.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돼 보험금 적립부담이 커진다. 현재 자산으로 평가되는 저축성보험은 모두 부채로 평가되기도 한다.

2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77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38억 원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시장 전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의 67%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비중이 52.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생명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변 사장은 변액보험자산의 상당부분을 해외자산에 투자하며 수익률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기회가 많은 해외시장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1분기 기준 변액보험 자산의 71%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말 67%에서 2020년 말 70%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다른 생명보험사들은 국내에 88%를 투자하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해외투자에 집중한 덕분에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변액보험의 연간 수익률은 18.5%로 같은 기간 변액보험 신규 판매실적이 있는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좋다. 생명보험사 평균인 13.3%와 비교하면 5.2%포인트 높다.

변 사장은 증권업계 출신으로 자산운용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2019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증권업의 신속한 의사 결정과 혁신추구 경향 등을 보험업에 접목하며 미래에셋생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에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글로벌MVP펀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변액보험은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해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투자처를 변경하며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수익이 높아지지만 개인투자자가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글로벌MVP펀드는 보험사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글로벌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전략수립부터 운용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보험업계 최초의 일임형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다.

이러한 점에서 글로벌MVP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MVP펀드는 2014년 4월에 출시됐으며 2018년 6월에 순자산 1조 원, 2020년 9월 2조 원을 각각 넘었다. 고객유입 속도가 빨라지며 7개월 만인 올해 4월 순자산 3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시장에서 변액보험 전체 자산규모가 3조 원이 넘는 회사가 7개에 불과한데 미래에셋생명은 단일펀드로 3조 원을 넘겼다.

글로벌MVP펀드의 인기와 더불어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로 1857억 원을 거두며 2위인 KB생명의 1852억에 근소하게 앞섰으나 지난해에는 1조6424억 원으로 2위인 푸르덴셜생명(2775억 원)을 8배 차이로 앞섰다. 

변 사장은 퇴직연금상품이나 온라인 변액저축보험상품 등에 글로벌MVP펀드 시리즈를 탑재하면서 글로벌MVP펀드를 활용한 변액보험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변 사장은 변액보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생명은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5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83.2% 감소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순이익을 냈지만 실적 잔치를 벌인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제판분리에 따른 각종 비용이 발생하고 변액보험 신계약비 인식제도 변경으로 수입에 분급 효과가 발생하는 등 일회성비용 발생이 컸다"며 "제판분리에 따른 다양한 상품 판매로 수수료수입이 증가하고 제도 변경에 따른 손실이 첫 회차에만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일시납 보험료의 누적 효과로 연말에는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3월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보험서비스를 출범시키면서 제판분리(보험 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것)에 따른 비용이 약 190억 원 들었다.

올해 1월부터 변액보험 일시납 상품의 사업비 부가제도 변경으로 일시납 매출을 15개월 동안 나눠 수취함에 따라 177억 원의 비용이 반영됐다.

일회성비용 368억 원을 고려하면 실질적 세전이익은 43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403억 원보다 9%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