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업계 순이익 1위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에 선두를 되찾으려 하고 미래에셋증권은 지켜내려고 해 경쟁이 초반부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순이익 1위 경쟁, 투자금융 성과에 달렸다

▲ 한국투자증권(위쪽)과 미래에셋증권 로고.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식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증권업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KTB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도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냈다. 순이익이 2천억 원을 넘은 증권사는 무려 7곳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단연 돋보이는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3506억 원을 내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규모가 3천억 원을 넘었다.

위탁매매부문과 자산관리(WM)부문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영업이익 4236억 원을 거두면서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기대감도 커졌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4191억 원, 순이익 296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2%, 177% 급증한 실적을 거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한국투자증권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으로 증권사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자기자본 규모가 업계 3위임에도 경쟁사들보다 뛰어난 수익성을 보였고 국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하지만 2020년 미래에셋증권에게 순이익 1위 자리와 함께 증권사 최초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라는 타이틀을 모두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1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해외펀드·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순손실 1338억 원을 내면서 11년 만에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순이익 1017억 원으로 선방하면서 초반부터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올해는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에 우위를 보이면서 연간 순이익 순위경쟁에서 기세를 잡은 셈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회사이름 변경에 따른 일회성비용 500억 원을 안은 점을 고려하면 순이익 규모는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이후 2분기부터는 투자금융(IB)부문 성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증시 부진으로 위탁매매 수익이 일부 둔화될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 IB부문에서 1676억 원의 수익을 거두면서 최대 실적에 큰 힘을 보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 늘어난 수치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주관 등으로 주식자본시장(ECM)부문이 호조를 보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자문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IB부문 수익은 77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2억 원)보다 1.4%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 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IB부문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4년여 만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국내 4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다. 발행어음을 통해 18조 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만큼 해외사업 등 다양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기업금융이었는데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기업공개(IPO) 등 기업의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어지면서 올해는 기업금융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올해 공모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과 리테일 실적을 모두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