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올해도 좋은 경영실적을 계속 내놓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사업의 수익성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에틸렌과 에틸렌을 원료로 하는 주력제품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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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일 “롯데케미칼은 올해 에틸렌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저유가에 따른 연료비 절감효과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2~3년 동안 롯데케미칼은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풍부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1조6502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예상치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비교해 2.4% 늘어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6111억 원을 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저유가로 원료가격이 낮아지면서 에틸렌과 에틸렌을 원료로 하는 주력제품인 폴리에틸렌(PE),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의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료가격의 차이)가 늘어난 점이 수익성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도 폴리에틸렌과 모노에틸렌글리콜이 롯데케미칼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신규생산설비가 가동되면서 폴리에틸렌의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고 아시아 지역의 나프타 분해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어 수익성 감소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올해 춘절 이후 모노에틸렌글리콜을 원료로 하는 폴리에스터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모노에틸렌글리콜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모노에틸렌글리콜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노에틸렌글리콜은 지난해 3분기부터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중동기업들이 모노에틸렌글리콜 생산시설의 보수작업을 마무리해 공급이 늘어났고 중국에서 모노에틸렌글리콜을 원료로 하는 폴리에스터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요는 감소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올해는 수익성이 악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올해 에틸렌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수익성이 낮아져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841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47.8% 줄어드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원료수급에서 생산, 판매까지 공정을 고려하면 현재 제품가격에서 한 달 전 원료가격을 뺀 수치를 살펴보는 것이 실적을 예측하는 데 유효할 것"이라며 “현재 에틸렌은 이 차이가 지난해 4분기보다 23% 줄어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수요의 3%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을 갖춘 신규 에틸렌 설비가 올해 3월부터 가동돼 에틸렌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폴리에틸렌 외 다른 제품들의 수익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롯데케미칼의 올해 실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들어 모노에틸렌글리콜의 한 달 전 원료가격을 기준으로 한 스프레드는 손실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폴리에틸렌 외 제품들의 시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폴리에틸렌만으로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