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음극재회사에 투자해 LG화학과 배터리소재 내재화에 역할분담을 할까?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배터리소재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양극재에 이어 분리막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음극재사업에 진출해 역할을 분담하게 되면 배터리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이 꼽히는데 이 가운데 3가지를 내재화해 소재 조달의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종현 사장이 배터리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를 만드는 대주전자재료에 대규모 지분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는 배터리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한 회사로 2019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혼합한 것으로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면서도 충전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주전자재료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의 고급 전기차(EV)인 타이칸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한다. 타이칸 배터리 제작은 LG에너지솔루션이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대주전자재료에 지분 투자를 한 뒤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20% 후반의 대주전자재료 지분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대주전자재료를 인수합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인 대주전자재료는 임일지 대표이사와 임중규 대표이사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27.79%를 들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성장에 따라 실리콘 음극재시장의 성장 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시장은 2020년 약 155억 원에서 2025년 약 5조6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음극재회사 투자설이 나오는 것은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를 이뤄 소재 조달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성장하는 배터리사업에서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모회사 LG화학도 안정적 소재조달을 위해 배터리소재사업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배터리소재분야에서만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 및 경력사원을 채용해 양극재 생산을 늘리며 분리막사업에도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소재시장 규모가 매우 크고 성장초기 단계라 소재사업 추가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몇 가지 아이템은 올해 2분기나 3분기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양극재 내재화를 강화하고 분리막 연구개발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나아가 분리막 자체생산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사업과 관련해 양극재 내재화율 30%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 양극재 내재화율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양극재와 분리막, 음극재를 내재화해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구축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원가에서 양극재는 40%, 분리막은 15%, 음극재는 1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음극재 회사 투자 검토설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투자관련 사항을 밝히기에는 공시규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만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