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간 한국코러스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수주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에 탄력이 붙은 만큼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코러스가 키움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코러스의 계획대로 기업공개가 진행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공모 청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코러스는 2019년 실적 반등에 성공한 데다 최근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기업공개는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코러스의 기업가치가 최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시선도 투자은행업계에서 나온다.
최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기준으로 삼은 것인데 두 회사는 세계에 공급되는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사업을 벌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한국코러스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스푸트니크V 1억5천만 도즈분의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그 뒤 러시아 국부펀드가 스푸트니크V 백신 5억 도즈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해 국내 6곳 기관 및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 및 미생물학연구소가 2020년 8월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러시아 국부펀드는 스푸트니크V의 개발을 지원했으며 해외 공급과 생산을 맡고 있다.
황 대표는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신약 개발과 비교해 돈이 적게 들고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적지 않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성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 규모는 2020년 304억 달러(약 34조1천억 원)에서 2023년 481억 달러(약 53조9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코러스는 항생제, 항결핵제 등 바이오의약품을 발판 삼아 꾸준히 외형을 확대해 왔는데 바이오시밀러까지 자체 개발해 보유하게 되면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한국코러스를 세계 바이오기업으로 일구겠다는 황 대표의 목표에도 한 발 가까워질 수 있다. 황 대표는 2007년 한국코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한국코러스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 대표는 올해 들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코러스는 올해 2분기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임상1상에 들어가고 10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빈혈 치료제의 임상1상 시험계획을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는 글로벌제약사 암젠의 ‘G-CSF’의 바이오시밀러이고 빈혈 치료제는 글로벌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미쎄라의 바이오시밀러다. 한국코러스는 2018년부터 이 2가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왔다.
황 대표는 한국코러스의 최대주주인 지엘라파의 최대주주로 2020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지엘라파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파마, 대웅바이오, 바이오네스트, 메디켐텍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한국코러스 대표는 2014년부터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