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은행장은 'PG(파트너십그룹)2.0' 전략을 통해 지점간 협업뿐 아니라 계열사 사이 시너지도 강화하며 오프라인 채널의 효율성을 그룹 차원에서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영역을 넓혀오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기업이 지니고 있지 않은 대면채널 전문성을 활용해 KB국민은행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살리겠다는 것이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3개의 거점점포(세종청사종합금융센터, 남대문종합금융센터, 원당지점)를 추가로 신설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해당 거점점포의 건축 및 시설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신설되는 세 거점점포는 모두 PG2.0 채널로 분류된다.
'PG점포'는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체계를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은 거점점포라는 용어 대신 PG점포라는 용어를 자체적으로 활용해왔다.
PG2.0점포는 기존 PG점포와 달리 은행, 증권, PB센터, 연금센터 등 계열사의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7월 부산종합금융센터 개점을 시작으로 부전동종합금융센터와 노원종합금융센터 등을 잇달아 열며 PG 2.0점포를 확대해왔다.
허인 은행장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일반지점들의 빈자리를 PG2.0으로 메워 더욱 전문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은행을 직접 찾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은행권은 2020년 일년 동안 점포 334곳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점포 83곳을 폐쇄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오프라인 지점을 줄였다. 이어 하나은행(74곳), 우리은행(58곳), 신한은행(21곳) 순서였다.
일반 단순업무를 위해 은행을 찾던 고객들이 디지털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허 은행장은 PG2.0점포에 고액자산관리, 기업대출 상담분야 전문가를 배치해 지역별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증권, KB자산운용 등 KB금융그룹이 보유한 강점을 살려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와 차별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허 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예금에서 투자로 고객의 관심이 옮겨가는 시장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전국적 영업망과 직원들이 보유한 진정성 있는 따뜻한 감성의 '종합상담역량'도 비대면 고객접점에만 의존해야 하는 빅테크기업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KB만의 차별화된 핵심경쟁력이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