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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가시화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비금융 계열사로는 삼성전자(7.2%), 호텔신라(7.9%), 에스원(6.1%) 같은 상장사와 비상장사인 삼성경제연구소(14.8%) 등이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삼성전자 지분이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12조 원이 넘는다.
이 지분이 제 3자에게 넘어갈 경우 삼성전자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고 이 정도 지분을 매입할 자금력을 갖춘 ‘백기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 쪽으로 옮기거나 우호주주에게 매각할 것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기업분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든지 아니면 사업부별로 분사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덩치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처분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 규모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이익이 발생할 경우 보험계약자들에게 이를 분배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생명은 과거 유배당 보험상품을 많이 팔았는데 삼성생명은 지분을 팔아 생기는 매각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분배해야 한다”며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천억 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보험국제회계기준 IFRS 2단계가 적용되는 2020년 이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IFRS 2단계가 시행되면 삼성생명이 계약자에게 배분해야 하는 계약자지분 조정 몫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상조 소장은 “삼성그룹은 앞으로 1~2년 안에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를 먼저 설립한 뒤 삼성전자 중심의 비금융지주사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종적으로 그룹의 두 지주회사를 자회사로 둔 모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