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LNG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상승요인이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은 1월에 현물기준으로 MMBtu(25만 Kcal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30달러를 넘어서는 등 이미 한 차례 급등했다가 진정됐다.
4월 들어서는 MMBtu당 7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4월에 MMBtu당 1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난방철인 12월에서야 5달러대를 회복했다.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LNG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LNG 가격은 국제유가가 변동한 뒤 3개월이 지나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LNG 가격의 움직임을 놓고 “4월 들어 아시아 LNG의 스팟가격은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동절기 재고 확보를 위한 조기수요 때문에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채 사장으로서는 LNG 가격의 상승흐름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LNG 가격이 낮은 수준을 이어간다면 국내 발전사 등은 가스공사로부터 가스를 공급받기보다는 직수입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수입하는 LNG 물량의 80% 정도를 중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한 뒤 국내에 공급하기 때문에 시세 하락을 곧바로 공급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 발전사들로서는 스팟거래(단기 현물거래)를 통해 LNG를 직수입하는 편이 유리해진다.
지난해 국내 LNG 직수입 비중은 22.4%로 2019년보다 4.6%포인트 증가하는 등 정부에서 직수입을 허용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채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수입이 늘어나는 이유를 묻는 질의에 “국제 LNG 가격이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보다 저렴해서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채 사장으로서는 LNG 직수입 비중의 증가는 반드시 대응해야 할 현안이다.
단순히 가스공사의 실적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 국내 안정적 에너지 공급, LNG 수급관리 등 공기업으로서 가스공사의 역할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 사장은 국내 발전사 등의 직수입 움직임에 개별요금제 도입으로 대응해 왔다.
국내 발전사들은 시세 불안정의 위험, 보관 시설 마련 및 운송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LNG 직수입을 추진했는데 그동안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LNG 가격에 평균요금제가 적용돼 가격이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균요금제에서는 가스공사가 LNG 도입계약가격을 평균해 모든 발전사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공급해 LNG 가격 하락흐름을 바로 반영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개별요금제를 통하면 유가 하락에 따른 LNG 가격 하락세를 요금에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에너지기업이나 발전사들은 기존 평균요금제보다 더 저렴하게 LNG를 공급받을 수 있다.
LNG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가스공사가 대규모로 장기계약을 맺어 받아 놓은 LNG 가격이 발전사의 직수입 가격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가스공사가 발전사에게 매력적 가격을 제시하면서도 유리하게 운영할 수 있다.
채 사장은 지난해 지역난방공사, 내포그린에너지와 개별요금제가 적용된 첫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가스공사는 10여 곳 이상 발전소와 추가적으로 개별요금제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 사장은 지난해 10월 지역난방공사와 첫 개별요금제 계약을 맺은 뒤 "이번 합의서 체결로 가스공사 개별요금제의 시장 경쟁력을 증명하게 됐다"며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패러다임 대전환기를 맞아 대폭 증가하는 천연가스 수요에 맞춰 개별요금제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