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석유공사의 부채는 18조6449억 원이다. 2019년보다 5139억 원 증가했다.
반면 2020년 석유공사의 자산은 2019년보다 1조1578억 원 줄어든 17조 5040억 원이다. 자산규모가 부채규모보다 작아진 것이다.
석유공사의 차입금 의존도(이자부담 부채/총자산)는 83%다.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의 규모가 14조6685억 원이라는 의미로 연간 이자만 4천억 원이 넘게 부담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놓인 데는 이명박 정부 때 무리하게 벌였던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실패가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석유공사는 차입에 의존해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에 4조8천억 원,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회간접자본(SOC) 연계사업에 1조 원 정도를 투자하는 등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점도 석유공사가 보유한 해외유전의 자산가치를 낮추는 등 부정적 영향을 줬다.
석유공사는 재무상황 개선을 위해 최근 2년 동안 인력 구조조정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부실 자회사 매각, 울산 본사사옥 재매입을 통한 임대료 절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