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CMO) 본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본계약을 체결하면 이수앱지스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넘어 앞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MO)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4월 말 이수앱지스 용인 공장에서 스푸트니크V 시생산에 들어가는데 6월 말에서 7월 초에는 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위탁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앱지스는 한국코러스가 주축인 컨소시엄에 참여해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하기로 했는데 15일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한국코러스와 3자 사이 스푸트니크V 백신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수앱지스는 앞서 3월 말 스푸트니크V 시생산을 위한 기술도입을 시작했다.
이석주 대표는 “이수앱지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단계에서 일회용 배양시스템을 적용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생산하는 스푸트니크V로 코로나19 상황을 호전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업체 가운데 현재 한국코러스, 이수앱지스가 스푸트니크V 원액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받았다.
바이오업계는 이수앱지스가 아직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에 관한 본계약을 아직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체결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기지를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는 휴온스글로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14일에는 인도 기업 5곳과도 연간 8억5천만 도스(성인 4억25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를 생산하기로 계약했다.
이 때문에 이수앱지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물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컨소시엄은 스푸트니크V를 연간 6억5천만 도스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수앱지스는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에 관한 본계약을 맺게 된다면 현재 생산시설을 100% 가동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수앱지스의 2020년 공장 가동률은 66.94%로 파악된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포함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이 7곳이나 되지만 스푸트니크V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코러스, 이수앱지스, 바이넥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뿐이다.
나머지 기업은 이들이 생산한 스푸트니크V를 충전 및 포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 측에서 생산요구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바이오의약품 1천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바이오의약품 3천 리터가량을 더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앱지스는 본계약 체결 이후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이 이뤄지면 앞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수앱지스는 오랫동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올해 초 조직을 개편하며 이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이수앱지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의 스푸트니크V 원료 확보능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원료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코로나19 백신 제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컨소시엄 내에서 백신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원료 입고를 위한 발주가 나가 있으며 향후 스푸트니크V를 생산하는 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앱지스는 그동안 심근경색 등을 방지하는 항혈전제 ‘클로티냅’,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 등의 희귀의약품을 중심으로 연매출 200억 원대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수앱지스는 2001년 설립된 이후 영업이익을 거둔 적이 없다. 영업손실을 보면 2018년에는 126억 원, 2019년에는 158억 원, 2020년에는 132억 원을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