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할 투자회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사업회사는 유영상 MNO(이동통신)사업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유영상 SK텔레콤 MNO(이동통신)사업대표.
14일 SK텔레콤은 내부 타운홀미팅과 공시를 통해 통신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주주가치와 성장을 위해 회사를 SK브로드밴드 등 유무선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반도체 및 뉴ICT사업들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분할해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기업분할의 방식과 방향 등에 관한 포괄적 내용으로 분할존속회사, 신설회사의 회사이름을 비롯한 구체적 내용들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통신사업회사 경영을 현재 5G통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영상 대표가 그대로 맡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유영상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SK텔레콤의 ‘2인자’로 평가된다.
유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박정호 사장과 함께 SK텔레콤 이사회 구성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일한 임원이다.
회사에서 입지 외에도 사업적 측면에서도 유 대표에게 힘이 실린다.
SK텔레콤은 분할 뒤 통신사업회사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인공지능과 디지털분야 신사업을 키워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유무선통신사업에 바탕한 안정적 현금흐름을 토대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구독형서비스 등 5G시대 유망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전략기획부문장과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맡아 사업전략과 경영의 전체적 그림을 그리는 핵심 경영진으로 일해왔다. 5G가 상용화된 2019년부터는 이동통신부문 대표를 맡아 5G사업을 이끌어왔다.
SK텔레콤은 5G시대에 들어서도 KT, LG유플러스 등 경쟁 이통사의 추격을 떨쳐내며 통신시장 1위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2월 말 기준 5G 시장 점유율도 46.5%로 우월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 이사회는 올해 유영상 사업대표를 사내이사에 추천하면서 “회사 경영전략 수립과 실행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현재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 사업대표로 회사의 경영 현안에 전문적 의사 개진이 가능하고 안정적 이익창출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유 대표는 1970년 태어나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 뒤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과정(MBA)을 밟았다.
삼성물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일했고 2000년 SK텔레콤에 입사했다. SK텔레콤에서 사업개발팀장, 프로젝트추진본부장, 사업개발본부장 등을 지내며 신사업 발굴과 추진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SKC&C로 자리를 옮겨 사업개발부문장으로 일했고 2017년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대표가 되면서 함께 SK텔레콤으로 돌아왔다.
현재 SK텔레콤의 이동통신사업을 총괄하면서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텔레콤 핵심 자회사들의 기타비상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 SK하이닉스 부회장에 올랐고 올해 3월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분할 뒤 신설하는 중간지주사에서 SK하이닉스, ICT사업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인수합병, 비상장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작업 등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적분할 추진 관련한 세부 의사결정은 상반기 안에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업분할에 많은 절차가 있기 때문에 분할 뒤 법인들의 회사이름, 누가 경영을 맡을지 등 부분은 이런 절차와 검토가 진행된 뒤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