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1-04-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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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장비기업 세메스의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세메스는 국내 1위 반도체장비회사다.
모회사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세메스 실적도 승승장구한다.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는 기세를 몰아 세계 5대 장비회사라는 목표를 조준하고 있다.
▲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11일 세메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 매출 2조2143억 원, 영업이익 2841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9배 증가했다.
2020년 세메스 실적은 반도체 호황기에 접어들었던 2017년을 뛰어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내면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장비기업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호실적에 힘입어 연초 K-OTC 장외시장에서 세메스 주가가 한때 64만 원까지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조5200억 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주가는 50만 원대로 다소 떨어졌으나 시가총액 1조 원 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노리고 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가 지분 91.5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다. 반도체 세정, 식각 등 전공정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데 삼성전자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세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0년 시설투자에 38조5천억 원을 집행해 2019년보다 투자규모가 43% 늘었다.
강창진 세메스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반도체장비 선두권 업체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차별화된 제품과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글로벌 장비업계 '톱5'로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VLSI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장비기업 톱5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미국 램리서치, 미국 KLA다.
다만 5위인 KLA 매출은 50억 달러 남짓으로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톱4와는 다소 격차가 있다. 강 대표가 목표로 하는 5위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시선이 나오는 까닭이다.
강 대표는 1월 언론 인터뷰에서 “2030년 매출 5조 원으로 세계 5대 반도체장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진정한 기술주도기업으로 거듭나 세계 선두권 업체로 성장하는 게 중장기 비전이다”고 말했다.
세메스는 2020년 매출의 96%를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서 올릴 정도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 비메모리 분야 1위를 목표로 반도체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시설 투자에만 60조 원을 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2030년까지 세메스 매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020년 6월 세메스를 방문해 성장을 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삼성전자 경영진과 함께 강 대표도 배석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 등으로 반도체업계 시설투자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추세에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세메스의 실적 증가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메스의 고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강 대표는 삼성전자에 20년 이상 몸담은 공정개발 전문가다.
1961년 태어나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공정개발팀 수석, 공정개발2P/J장, 연구라인운영팀장, 기획지원팀장, DS부문 감사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에는 삼성전자로 복귀해 DS부문 기획팀장을 지냈다. 2019년 세메스 대표이사에 선임돼 2021년이 임기 마지막 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