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2018년 이후 2년 만에 기업공개 주관실적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미래에셋증권은 SK아이이티와 크래프톤 등 대어급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아 올해 상장주관실적 1위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다만 미래엣세증권이 국내 기업공개시장 사상 최대어로 기대받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SK아이이티 기업공개주관을 통해 최대 6천억 원에 가까운 상장주관실적을 쌓을 수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JP모건과 함께 SK아이이티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은 SK아이이티 공모주(2139만 주)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556만1400주를 각각 배정받았다.
SK아이이티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7만8천 원~10만5천 원이다. 공모가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쌓게 될 주관실적은 4337억8920만 원에서 5839억4700만 원이 된다.
SK아이이티는 22일~2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8일과 29일에 공모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정해지면 SK아이이티의 공모규모는 2조2496억 원으로 기업공개시장 역대 공모금액 4위에 해당한다.
1분기 기업공개시장 최대어로 수요예측, 청약증거금 등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규모 1조4918억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1분기 최대어였던 만큼 1분기 상장주관실적 1위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동주관을 맡아 3천억 원가량의 실적을 쌓았지만 대표주관사에 배정된 물량의 60%가량만 배정받은 탓에 NH투자증권을 제치지는 못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SK아이이티를 통해 최대 6천억 원가량의 주관실적을 쌓으면 SK아이이티 주관사단에 포함되지 못한 NH투자증권을 큰 차이로 따돌릴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SK아이이티 외에 크래프톤 대표주관도 맡고 있다. 크래프톤은 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르면 6∼7월에는 상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20조~30조 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보통 기업가치의 10~30% 가량을 공모규모로 보는데 크래프톤의 공모규모는 최대 9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단독으로 크래프톤 기업공개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만큼 공동주관사들보다 더 많은 주관실적을 쌓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외에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은 크래프톤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미래에셋증권이 SK아이이티와 크래프톤 상장 대표주관을 맡아 대규모 실적을 쌓게 되는 만큼 기업공개 주관실적 1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과 2018년에 기업공개 주관실적 1위 자리를 지키며 ‘기업공개 명가’로 꼽혔다. 하지만 2019년에는 5위로 떨어졌고 2020년에도 SK바이오팜 등 ‘대어급’ 기업공개를 맡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1위를 되찾지는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SK아이이티와 크래프톤 덕분에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관사단에 합류하지 못한 점은 주관실적 1위 경쟁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 배터리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한 법인으로 기업가치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공모규모만 20조 원을 넘길 수도 있는데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덩치가 큰 만큼 주관사단도 모두 7곳의 증권사가 모여 대규모로 꾸려졌다. 한편에서는 여러 주관사가 실적을 나누는 만큼 역대급 규모에 비례하는 대규모 주관실적을 쌓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대표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