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신축 공공임대아파트의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오면서 공공임대아파트의 낮은 품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아파트의 품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시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입구에 놓인 기념비. <연합뉴스> |
6일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 서희건설과 함께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 6공구 A4블럭 서희스타힐스의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오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주민들이 3월30일 수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흙탕물이 나온다는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아파트는 토지주택공사가 물을 공급하는 기반시설 조성을 맡고 있으며 수자원공사가 수돗물 공급, 시공은 서희건설이 맡았다.
이 단지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입주가 시작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새 아파트단지다.
파주 운정3지구 6공구 택지 기반시설은 2022년 준공될 예정이지만 서희스타힐스는 조기에 완공돼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이미 1천 세대가 입주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3월 중순경부터 수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흙탕물, 쇳가루 등이 나왔다며 관리사무소와 건설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토지주택공사는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사태파악에 나섰다.
서희스타힐스뿐만 아니라 길 하나를 두고 건너편에 위치한 국민임대아파트에서도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뒤늦게 파악돼 토지주택공사가 추가로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아파트는 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아파트인 '휴먼시아' 아파트로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임대주택아파트는 토지주택공사가 선정한 시공사가 건설을 맡고 토지주택공사가 감리를 맡는다.
이처럼 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공공임대아파트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오면서 또다시 임대아파트의 낮은 품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공임대아파트의 낮은 품질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국정감사장에서는 공공임대아파트의 벽이 지나치게 얇아 벽을 사이에 두고 이웃집과 ‘구구단’의 정답을 맞추는 것이 가능할 정도라는 언론의 보도가 소개되기도 했다.
울산과 파주의 공공임대아파트에서는 지난해 태풍을 동반한 큰 비에 집안 곳곳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당시 토지주택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다르게 설계되고 차별화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대답했다.
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아파트의 품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신축 공공임대아파트의 흙탕물 사태로 다시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아직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로 추가로 문제가 제기된 휴먼시아 아파트의 사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수와 생활용수를 따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