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유동성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는데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21일 전일 대비 11.44% 오른 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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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희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5일 10.01% 하락하더니 18일 3.94% 올랐고, 20일 5.28% 떨어졌으나 하루 만에 다시 급반등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놓고 투자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알짜 사업부인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스탠다드차타드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서도 본계약이 지연되자 매각 무산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주가 하락폭이 두자릿수까지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자 두산인프라코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최형희 부사장이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레터를 보내 시장의 불안을 진화했다.
최 부사장은 “공작기계 사업 매각은 최종 계약조건을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당초 예정대로 마무리하지 못할 수 있지만 거래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돼 자금사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은 심각한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작기계사업부의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우려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매각가격이 1조3600억 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인 데다 알짜 사업부를 팔고 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실적둔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1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의 매각대금으로 감축되는 이자비용이 공작기계사업부가 창출하는 영업이익에 미치지 못한다”고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최형희 부사장은 “지난해 인력구조조정과 경비절감 등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 3천억 원의 영업이익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며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이후에도 이자지급 여력이 충분”하다고 해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둘러싼 우려는 두산그룹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한영수 연구원은 “두산그룹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시가총액 비중은 16.4%지만 매출과 순부채 비중은 각각 40%, 43%”라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상태와 수익창출력 변화가 두산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와 함께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도 출렁대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는 21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와 함께 상승했다. 두산중공업(4.84%), 두산엔진(4.36%), 두산(3.56%), 두산건설(2.60%) 등의 주가가 강세로 장을 마쳤다.
두산그룹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외에도 DIP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두산DST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도 진행했다. 두산건설은 레미콘사업 매각에 이어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절박하게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역으로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