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소홀히 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소송이 해외에서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자체 보안플랫폼 '녹스'를 앞세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약점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21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구매자들의 거센 요구에 또 한번 직면했다"며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태도를 바꾸게 될 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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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네덜란드 소비자단체인 DCA는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18%에만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을 적용하며 대다수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DCA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계획을 알지 못 한 채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며 "심각한 보안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이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DCA는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제때 제공하지 않는 업체가 많지만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가장 먼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각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협의해 기기에 맞춰 최적화하고 배포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빠른 업데이트가 쉽지 않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이 때문에 보안결함이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해도 모든 제품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약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6S 출시와 동시에 공개한 운영체제 'iOS9'를 아이폰4S에도 적용하며 소프트웨어 사후 관리에 주력한다.
애플은 iOS9를 출시한 뒤 4개월 동안 다섯 번의 일괄적 업데이트를 통해 제품에서 발생한 오류를 수정하고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들을 추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업데이트를 각 제품과 국가, 통신사별로 순차적으로 배포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늦게 해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베네룩스(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법인 관계자는 네덜란드에서 소송이 제기된 데 대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구매자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올바른 대응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 구글 협력, 보안서비스 '녹스'로 약점 극복할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과 직접 손을 잡고 갤럭시 시리즈의 운영체제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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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모바일 보안플랫폼 '녹스'. |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신 버전인 '마시멜로'가 삼성전자의 자체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터치위즈'와 완벽히 호환되도록 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을 강화한 데 따라 마시멜로 버전 업데이트를 올해 상반기 안에 16종 이상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적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시한 지 3년이 가까워지는 갤럭시S5에도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며 애플과 같은 소프트웨어 사후 지원 구조를 갖춰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안결함 등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때에도 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자체 보안플랫폼 '녹스'의 탑재도 확대하고 있다.
녹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설치돼 자체적으로 보안 검사와 방화벽 기능을 하는 소프트웨어로 삼성전자가 직접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조직개편에서 무선사업부의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강화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출시를 앞둔 갤럭시S7에 디자인과 외관보다는 소프트웨어 등 내부 기능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을 것"이라며 "인터페이스와 사용자환경 등에서 발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