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홍콩 달러의 약세에 급락했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코스피 지수는 20일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 떨어진 1845.45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반적으로 하락해 장중 한때 1830.06까지 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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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20일 홍콩 달러의 약세에 동반 하락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311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12월2일 이후 33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자도 코스피에서 911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301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증시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에 상장된 종목들 가운데 0.5% 상승한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주가가 하락했다.
의료정밀업종 주가는 전날보다 5% 이상 내려갔다. 증권, 철강금속,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건설업, 운수창고업종의 주가도 3% 이상 떨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 종목 가운데 9곳의 주가가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82% 하락했으며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주가도 2% 이상 빠졌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만 전날보다 1.05%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1.57포인트(1.70%) 하락한 669.6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에 소폭 상승했지만 오전 11시쯤 급락해 장중에 66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는 코스닥에서 378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해 낙폭을 키웠다. 개인투자자도 258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자는 65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증시는 홍콩 달러의 약세 여파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달러는 현재 1홍콩 달러 당 7.82미국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8년 동안 가장 높은 환율이다.
홍콩은 홍콩 달러-미국 달러 환율을 1미국 달러당 7.75~7.85홍콩 달러로 고정하는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다. 홍콩 달러 가치는 현재 고정환율 밴드 안에서 2007년 8월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H지수(HSCEI)는 이날 전날보다 362.36포인트(4.33%) 하락한 8,015.44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H지수는 이날 장중에 5% 이상 급락해 80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날보다 3.82%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자금을 대거 빼내고 있다”며 “홍콩 정부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페그제를 폐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홍콩 달러의 약세가 가속화돼 증시의 낙폭도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의 증시도 홍콩발 악재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1.05포인트(1.03%) 떨어진 2976.69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도 134.94포인트(1.28%) 하락한 10366.85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632.18포인트(3.71%) 내려간 16416.19로,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155.76포인트(1.98%) 떨어진 7699.12로 장을 끝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