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활용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방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경제가 안정적 회복세에 오를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31일 '2020년도 연차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한국은행의 정책적 대응에 따른 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소비 위축, 고용시장 불안 등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완화적 통화정책기조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인하해 실물경제 활성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를 추진한 점을 대표적 정책으로 들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원활하게 작용해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가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도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되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지는 등 금융 불균형 위험이 커진 것은 단점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에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한국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겠지만 코로나19 전개양상, 백신 보급 등에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다"며 "한국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등을 이른 시일에 검토할 뜻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자산시장으로 자금흐름 및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 변화에도 계속 유의하며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재점검하고 시장과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