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이 확정되면 NH농협금융지주의 여성 사외이사 수는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여성 사외이사였던 남유선 국민대학교 교수는 2년 임기 뒤 1년 연임한다.
NH농협금융지주 이외에 여성 사외이사가 2명 이상인 곳은 KB금융지주(2명)뿐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두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한 명도 없다.
농협은 남성중심의 농촌문화가 의사결정 구조에도 반영돼 유리천장이 두터운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NH농협금융지주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적용대상이 아닌데도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린다는 점에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손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늘려 지배구조를 개선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8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한다. 사실상 여성이사 1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사외이사진에 환경 분야 전문가를 선임했거나 선임하는 곳도 5대 금융지주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이미경 사외이사 후보는 환경재단 창립 준비부터 활동한 환경전문가로 환경재단 사무총장과 상임이사를 거치며 환경재단 대표에 올랐다. 서울환경영화제, 그린보트, 4차 산업혁명 리더십과정 등 환경재단 주요 사업을 이끌어왔다. 특히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기업도 동참하도록 기여해왔고 올해는 그린수소포럼과 ESG 리더십과정 등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교수, 경제관료 및 법조계출신들을 주로 사외이사로 영입해왔다.
금융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관료 및 법조계출신들이 금융지주 사외이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관업무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가 생겼을 때 사외이사를 통해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징계 등 부담을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중점 추진과제 가운데 ESG경영 강화를 선정한 만큼 해당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후보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면서 아직까지 한 명도 없는 우리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영입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에 선임되려면 평균 20년 이상의 재직경력 또는 사회경력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여성이 본격적으로 사회진출을 하기 시작한 역사가 길지 않아 인력풀이 한정돼 있다는 시선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