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은 누구일까?
박근혜 정부에게 남겨진 향후
4년 동안 통화신용 정책을 이끌어갈 금융통화위원회의 수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 새 총재의 임기는
4월부터 시작된다
.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
차기 한은 총재의 요건은 크게 두가지로 집약된다.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우는 ‘창조 경제’와 교감하는 한편으로, 사상 첫 국회 인사 청문회라는 고비를 무난하게 넘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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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관심이 촉발된 것은 박 대통령의 언급에서부터다
. 박 대통령은 인도
, 스위스 순방을 앞둔 시점에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차기 한은 총재를 물색중이라고 운을 뗐다
.
박 대통령은 하지만 “특별히 어떤 분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다”고 신중한 답변을 제시했다. 인물을 찾고 있으되 요건을 특정 분야에 국한시킨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검토중인 여성 후보가 있느냐’는 블룸버그통신의 질문의 경우 “지금 어떤 분이 좋을까 널리 생각하고 찾는중”이라는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딱히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채 여러 인물을 살펴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자천타천, 후임 총재감은 누구?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학계와 관계를 넘어 금융계, 해외 활동 인물까지 광범위하다. 우선 학계 인물로 경제학자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김인준 서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이 언급되고 있다.
김광두 교수는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제시했던 이유로 박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흔히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 교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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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전경 |
정갑영 총장이나 조윤제 교수는 국민정책 자문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 김인준 교수나 신세돈 교수도 박 대통령이 경제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다
.
관계의 경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경제기획원 출신의 현정택 인하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책 실행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이외에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게 장점이다.
금융계 인물은 서강대 출신으로 업계 마당발로 통하는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꼽히고 있다. 박철,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를 비롯해 최도성 한동대 교수, 김대식 중앙대 명예교수는 금통위원 출신으로 후보군에 들어간다.
해외 활동 인물로는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있다. 신 교수는 최근 국제 금융가의 흐름에 대한 우수한 통찰력을 수차례 제시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는 5월 국제결제은행(BIS) 경제자문역 겸 조사국장에 부임할 예정이어서 국내 활동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 대통령과 교감, 나아가 인사 청문회 통과해야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남은 임기 내내 경제 정책의 한축을 담당할 인물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만큼 이번 인사의 중량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 2013년 기준 금리를 둘러싸고 한은과 정부 경제부처 사이 갈등이 빚어졌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박 대통령이 후임 한은 총재 인선 과정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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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
이밖에 신임 한은 총재는 전혀 새로운 과정을 거쳐야하는 부담도 떠안고 있다
. 한은 총재는 지금까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취임할 수 있었다
. 하지만
2012년 한국은행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한은 총재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한다
.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하는 만큼 도덕적 면모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된 총재 후보감의 재산 형성 과정이나 논문 표절 문제, 자녀의 교육 문제 등이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히 파헤쳐지기 때문이다.
국가 단위의 재정 정책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경제 흐름과 맞닿아있는 통화신용 정책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국제 감각과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한 통찰력도 중요 자질로 꼽힌다.
실제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회의에서 상대국 대표와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 감각이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이에 더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아있다. 김중수 총재 이전의 이성태 총재, 박승 총재 등은 순수 한은 출신으로 한은 내외의 독립성 문제에 대한 압박에 임기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후임 한은 총재의 선임을 둘러싼 문제는 박 대통령의 귀국 이후 활발해질 공산이 크다.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내정자는 2월초 가시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