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누가 맡을까?
이사회 의장은
조용병 대표이사 회장 등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을 견제하는 동시에 이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응할 사업전략 수립을 원활하게 이끄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신한금융지주 이윤재 사외이사(왼쪽)와 변양호 사외이사. |
대통령 경제비서관을 지낸 이윤재 사외이사와 금융정보분석원 출신 변양호 사외이사 등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다음 이사회 의장에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23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박철 이사회 의장의 후임으로 오를 새 의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박철 의장은 2016년부터 의장을 맡았는데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사외이사 연한 6년을 모두 채워 물러나게 된다.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진을 대표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조용병 회장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 경영진의 의사결정 및 경영활동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전부터 경영진의 의견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높은 이사회 독립성을 인정받아 왔기 때문에 이사회 의장이 바뀐 뒤에도 이런 명성을 유지하고 인정받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올해부터 신한금융지주 전략적 투자자인 사모펀드 주주 측에서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대거 합류하게 되는 만큼 기존에 다수를 차지했던 재일교포 주주들과 세력이 나눠지게 된다.
새로 선출되는 이사회 의장이 이들의 의견을 원활하게 조율하고 중재하는 역할도 맡아야 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진 가운데 사모펀드 측 또는 재일교포 측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사외이사가 의장에 오르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처음으로 이사회에 합류하는 곽수근 사외이사 후보와 배훈 후보, 이용국 후보와 최재붕 후보도 곧바로 의장을 맡기는 쉽지 않다.
이윤재 사외이사와 변양호 사외이사, 허용학 사외이사, 성재호 사외이사, 윤재원 사외이사 등이 다음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에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이윤재 사외이사는 사모펀드 주주 IMMPE 측에서 추천해 사외이사에 오른 인물이지만 관료 출신이라는 경력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보여줬던 역량을 더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1950년 태어나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김대중 전 대통령 경제비서관을 거쳐 제일은행과 삼성화재, LG 등 다양한 사외이사를 지냈고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진 가운데 나이도 가장 많다.
변양호 사외이사는 1954년생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치며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여러 보직을 맡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통령후보 시절 경제특보를 지낸 적이 있다.
동양생명과 LG실트론 사외이사를 지냈고 금융과 경제, 경영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철 이사회 의장이 한국은행 부총재로 일했던 관료출신인 만큼 다음 이사회 의장도 관료출신인 이윤재 사외이사나 변양호 사외이사가 맡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물론 다른 사외이사들도 충분히 전문성과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용학 사외이사는 1958년 태어나 JP모건을 거쳐 홍콩 HSBC 아시아투자은행 대표 등을 역임한 글로벌 금융시장과 자산운용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성재호 사외이사는 1960년 출생으로 대한국제법학회 연구이사, 한국국제경제법학회 회장,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지낸 법률전문가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자산운용분야 사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사모펀드 손실사태 등으로 법률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이들의 역할이 이사회 안에서 더욱 중요해질 수도 있다.
신한금융지주에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이자 1970년 태어나 가장 젊은 윤재원 사외이사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 홍익대 경영대 교수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이사회 다양성 강화에 힘쓰고 있는 만큼 예상에서 벗어난 인물이 의장에 오르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사외이사진이 대거 교체되며 이사회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 의장 등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강한 지지를 보냈던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러나게 되는 만큼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은 더 강화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은 주주총회를 개최한 뒤 이사회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아직 특정 인물의 선임 가능성과 관련해 알려진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