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LX홀딩스의 계열분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져 오히려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2일 LG를 놓고 “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이 한 지붕 아래서 불편한 동거를 지속하는 한 의사결정 타이밍이나 방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인정하기 싫지만 그게 한국형 지배구조의 한계점”이라며 “기업분할을 통해 LG와 LX로 나누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LG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MMA 등 자회사를 거느리는 LX홀딩스를 인적분할한다. 분할 이후
구광모 회장과 구본무 고문이 서로 지분을 교환해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최 연구원은 LG 분할과 관련해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에 따르기보다 독립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해외 의결권자문사 ISS는 15일 LG 분할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설득력이 없고 사업상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가족간 승계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다”고 파악했다. ISS는 자산관리와 순자산가치 저평가 문제가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ISS의 반대의견을 두고 “한국 지배구조 환경의 현실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해석에 기초한 잘못된 판단이다”며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문제를 인과관계로 바라본 오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의결권자문사 의견에 따르는 것이 과연 소액주주가 원하는 기업가치 유지를 보장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가치는 별개로 움직이는 변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