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며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연이어 홈런을 날리고 있는 SK그룹의 바이오사업으로 쏠리고 있다.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이제 막 본격 성장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 기대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기업공개(IPO)에서도 2020년 SK바이오팜과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은 후속 타자들이 남아있다.
지주회사 SK의 자회사인 SK팜테코가 선두 주자로 꼽힌다.
SK팜테코는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엠팩 등 3개 법인이 합쳐진 회사로 엠팩의 최고경영자인 아슬람 말릭이 대표를 맡고 있다.
SK팜테코는 합성의약품 위탁생산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프랑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 이포스케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팜테코가 이포스케시 인수작업을 끝내면 기업공개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포스케시 인수는 SK팜테코가 합성의약품 위탁생산의 한계를 벗어나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위탁개발생산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SK팜테코는 한 해 매출 증가율 두 자릿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 20%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SK팜테코는 2020년 매출이 7천억 원 수준으로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SK팜테코의 의약품 위탁생산사업 통합매출은 2017년 1094억 원에서 2018년 4873억 원, 2019년 5200억 원으로 늘어났다.
SK 관계자는 “합성의약품 위탁생산분야에서는 이미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바이오의약품은 앞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할 분야이기 때문에 그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SK팜테코를 글로벌 제약사들이 원하는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바로 출시해줄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K팜테코는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어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이 총괄하는 SK디스커버리 계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SK플라즈마가 기업공개를 저울질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로 선천적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화상 치료 등에 사용되는 혈액제제 전문기업이다.
SK플라즈마는 올해 남아메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외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혈액제제분야에서 기술수출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SK플라즈마는 2020년 GC녹십자와 함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혈액제제는 연구개발과 생산에 있어 기술의 장벽이 높아 세계적으로도 전문기업이 30여 곳뿐이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막 상장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후 기업공개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기업공개 추진 가능성은 열어뒀다.
SK플라즈마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기업공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사례를 통해 바이오시장에서 ‘SK’ 이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기업공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지주회사 SK 안에 신약개발의 SK바이오팜, 의약품위탁생산의 SK팜테코 양 축을 세워뒀다.
최창원 부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SK디스커버리 계열에서는 SK케미칼이 관절염 치료제, 혈액순환개선제 등 합성의약품 제약사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사업, SK플라즈마가 혈액제제사업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중심인 SK와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는 계열분리만 안했을뿐 사실상 분리경영체제다.
하지만 같은 SK그룹 이름 아래 선대회장 때부터 투자해온 바이오분야에서 나란히 성과를 내면서 ‘바이오명가’ SK그룹을 떠받치는 양대 축을 세웠다.
SK그룹은 최종현 회장 시절인 1980년대부터 바이오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고 투자를 시작했다. 최종현 회장은 1987년 SK케미칼 안에 의약사업본부를 만들었고 1993년에는 미국 뉴저지에 의약개발전문연구소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