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선이어폰이 포함되지 않은 삼성전자 갤럭시A52 패키지 구성품.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유튜브> |
삼성전자 친환경을 가전 패키지에서 모바일 패키지로 넓히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경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의지가 제품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18일 공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A52·A52 5G·A72 패키지에는 폐지 등을 활용한 재활용 소재인 펄프몰드와 종이가 사용됐다. 또한 불필요한 공간과 재료 사용을 최소화해 친환경 노력을 더했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는 전작인 갤럭시A51·갤럭시A71 패키지에 기본으로 포함됐던 유선이어폰도 패키지에서 제외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애플 등과 마찬가지로 환경보호를 이유로 들어 갤럭시S21에서 이어폰·충전기 등을 제공하지 않았던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품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은 가격대의 보급형 제품이다. 갤럭시A52의 전작 갤럭시A51은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다 판매모델이었다. 이번 삼성전자의 친환경정책 확대가 의미있게 여겨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스마트폰 패키지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고 종이소재를 활용하는 등 환경 친화적 요소를 강화해 왔다. 얼마 전에는 덴마크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와 손잡고 재활용소재와 친환경공정으로 제작한 갤럭시S21플러스 친환경 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함께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친환경 소재 사용을 특별히 부각한 것은 이례적 일로 여겨진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친환경 의지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17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갤럭시S21의 충전기 제외를 놓고 환경문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많은 소비자가 기존 충전기를 다들 들고 있어 재활용하는 일환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모바일사업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소비자가전(CE)사업이다.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정기주총에서 “기술의 진화를 넘어 환경까지 보존하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라이프스타일TV 제품 포장재를 고양이집, 잡지꽂이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에코패키지를 도입했는데 2021년 모든 TV제품 포장재로 확대해 적용했다. 또 태양전지를 이용해 일회용 배터리 없어도 작동할 수 있는 솔라셀 리모컨도 선보였다.
김 사장은 TV뿐 아니라 가전제품에도 친환경정책 도입을 예고했다. 그는 주총에서 “패키지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어 가전 패키지도 새로운 활용을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 외관 뿐 아니라 내장부분에도 친환경소재를 사용해 환경에 친밀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재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국제기준(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르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사회적책임 수행과 신성장동력을 위해 ESG경영은 필수적이 됐다”며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인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 자산운용사들의 ESG경영 참여 요구가 점점 강해지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실 산하에 있던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격상해 지속가능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다. 또 전사 협의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높이고 사업부 단위 지속가능경영사무국도 설립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과 사회적가치를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며 “에너지효율 개선, 유해물질 저감,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